이것저것(this and that)

자식 성공-부모 성공?

yodel 2007. 5. 1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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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어느 M대학원 졸업식날!

나는 남편의 졸업식을 참여하기 위해 South Dakota에서 비행기를 타고 내려오신 시부모님과 포틀랜트에서 그리고 시애틀에서 온 시누이들과 함께 반듯하게 놓여져있던 의자에 앉았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입구부터 발 내딜틈이 없었던 그 졸업식장..

 

자리를 찾아 앉은 나는 우리 줄 바로 앞에 앉아있던 동양인 노부부와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를 보았다.

속으로만 한국인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그 노부인 반갑게 "한국 사람이세요?" 그런다. 고개를 끄덕이며 한국 사람이라고 말을 했었는데~

그 노부인 입을 벌리기 시작하더니 쉴 틈이 없이 당신 아들 자랑이다.

"내 아들요..이번에 장학금 받고 졸업했는데..벌써 직장 구했구요. 사실 한국 서울대 공학과를 나오고..석사까지 갖고 있어요. 집도 이곳에 샀고..우리 며느리도~" 그 아주머니의 얼굴은 붉은 홍시처럼 햇살에 익어 반짝이기까지 하였다. 자식 자랑하느라 시간가는줄도 모르며 이야기하는 그 노부인의 모습이 어째 시와 때도 못 가리는 어린 아이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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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몇년동안 연락을 못했던 언니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나 "잘 지냈어? 언니 딸 결혼했다며?.."

언니 "어떻게 알았어?"

나 "소문났던데?..ㅎㅎㅎ"

언니 "챙피해서 너한테 안 알렸더니만.."

나 "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을 했다고 하더만.."

언니 " 사실 우리 부부가 너무 반대를 많이 했어. 그 남자 행동하는것도 그렇고..내 딸이 얼마나 똑똑하고 이쁘니...그리고 그 아이 이제 19살되는데~"

"결국은 결혼 시켰지만...나 자식 포기했다. 얼마나 반대했는데..실망도 엄청했고..내가 지를 어떻게 키웠는데.."

 

말을 더 잇지 못하는 언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어른이 된 나도 문득 내가 언니입장이라면..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했다. 지금은 언니에게 " 언냐...언니랑 아찌랑 둘이 행복하게 살믄 되지..자식들 해줄 만큼만 하고 뭔 기대를...." 이라고 버무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