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원숭이 엄마 와 새끼

yodel 2007. 8. 27. 22:31

찰랑거리는 머리를 작은 손으로 긁어대는 내 딸래미...

"엄마 간지러 죽겠어.."

"아니 왜 간지러운거야..이리와봐!"

무심결에 내 손은 희은이의 머리를 긁어준다며 다가섰다.

그리곤 그 긴머리속을 긁어주다 발견한 하얀 물체들~

"옹? 이게 뭐야? 아니 이럴수가?"

 

21세기 컴퓨터네 인터넷이네 세상이 최고속 첨단 기술로 발전하고 있는 이런 시기에 우리 딸래미가 옛날 옛적에 있어야 했던 ""가 생겼다니 그게 말이 되냐 말이다.

우리집 방송국에선 사이렌 소리가 귀를 아프게 울리고 네 녀석들의 머리 수색 작업에 들어갔다.

다행히 다른 방을 쓰고 있는 큰 두녀석들에겐 이상이 없고~

같은 방을 (아니..희은이가 무섭다고 지방에서 안 자고 넘버삼과 함께 한 침대에서 자는 바람에) 쓰는 넘버삼의 짧은 머리칼에 몇개 숨어있는 이새끼들을 발견했다.

매일 매일 침대 시트며 베개닢을 빨아가며 요란법석인 우리집이 되었다.

희은이의 머리 수색 작업이 장장 세시간이 걸리게 되니 고개 숙여 내린 내 목덜미도 찌릿하니 아픈게~

아이들 학교 시작하기 전까진 일주일 남었는데 고녀석들 친구도 못 만나게 하고, 생각해보니 친구네에 잠자러 갔다가 걸린것 같은데 고 친구들은 말을 해주지 않았으니....

여튼 우리집에 있는 네 녀석들은 밖에 친구들을 불러들이지 않기로 했다.

 

**

옛날 옛적 국민학생 시절에~ 친구들 머리속을 뒤지며 이를 잡아주던 기억이 삼삼한데~

누를때마다 톡톡나는 소리에 희열을 느꼈던 나였지만~

갑자기 내 딸이 그런 이때문에 고생한다는게 지저분하기도 하고....아~ 갑자기 원시인이 된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원숭이 엄마가 되어 지 새끼 이를 잡아주는 그런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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