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도시경험담

yodel 2008. 1. 22. 11:40

다리가 무척이나 가녀린 그녀는 갈색의 머리를 찰랑거리며 어깨가 넓직한 그에게 기대고 서있었다.

어깨가 넓직한 그앞으로 귀에 해드폰을 낀 상태로 책을 읽고있는 그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 남자는 작은 체형에 파란 자켓을 입고 있었다. 다리가 보통보다 길었던지 어설픈 자세로 앉아있다. 그 남자는 분명 내가 좋아하는 Maroon 5를 듣고 있겠지.  그 남자옆엔 동양여자인 그녀가 보인다. 핸드백이 코치인게 한국여자일까?  머리가 어깨선까지 내려오는게 얌전하기도 하지만 어디선가 고상하다는 내음이 풍기는 그런 이미지인 그녀~

그리고 그곳에 전철의 반대편 유리창을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한 내가 보이는데....속으면 큰일난다.

나는 그렇게 다른사람들이 무얼하는지 자세하게 뜯어보고 있었으니~~

**

오랫만에 와싱턴 디시로 남편과 단둘이 데이트를 나갔스.

남편과 농구경기를 보러말이시.

보통때 같으면 운전해서 주차장을 찾았을텐데...로맨틱하게 전철역 가까운곳에 주차를 하고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지.

얼마나 오랫만인지....전철을 타고 가본지가 말이여.

어쨋던간에 남편 손을 안 놓칠라고 졸졸 따라붙어 다녔스.

크하.....도시에 가니 진짜 별별 사람들이 다 있도만.

이쁜 사람, 못 생긴 사람, 잘 생긴 사람, 돈 많게 보이는 사람, 돈 없어 벌어먹으려고 노래 부르는 사람, 농구장에서 청소해주는 아이들, 좋은 자리에 앉아 편하게 보는 사람, 쩌어기 꼭대기에서 보는 사람, 맨 앞에 열내는 코치, 늘씬 날씬 치어리더, 늘씬 날씬 치어리더들과 사진 찍는 사람, 무섭게 생긴사람, 등등....

근디 더 깜짝 놀랄일은 경기장에서 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전철 타러가다 본것이여.

얼마나 사람들이 많았던지.....정말 깔어뭉개질 정도였다니깐....

그러고 보니 그런 경험을 서울에서 해보고 안해봤는디~

돌아올때 전철안에서 말이여...이 세상은 진짜로 크고 넓다 생각했지.

그리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는거....생각해보믄 무지 신비한 일인거 아닌감?

여튼....내가 사는 내 집이 젤로 따땃하니 좋더라고 느꼈스.

글고 난 도시 사람이 아닌걸..재 확인하고 돌아왔스...

진짜로 피곤하더구만.....전철타고 이리저리 바꿔타는거 말이여~

로맨틱 하길 기대했는디......전철 타자마자 닭처럼 졸고있는 내가 되버렸지 뭐....우메 얼마나 피곤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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