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한 뱃속 다른 사람

yodel 2008. 1. 28. 09:43

화장실에서 시간을 얼마나 보내니?

어쩜 한 뱃속에서 나왔는데 두딸이 그리 다른지..

큰 딸은 꼭 "absent minded professor"처럼 자고 일어난 모습 그대로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꼭 2분정도 화장실에 있나봐. (설명: 생각없이 행동하는 교수)

우리 둘째? 야..말도마라..화장실에 들어가는것 까지는 괜찮은데..한번 들어갔다하면 나올 생각을 안해.  옷은 하루에 몇번을 갈아입어야 하는지 아니? 만족하기전 까진 여섯, 일곱번쯤 일껄?

스틴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하니 정말 내 자식들도 가지각색 성격들이 다르다는걸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다.

*

내가 어엿한 여고생이었을때 내 언니는 막 선을 봤었어.

나한텐 하나밖에 없었던 언니였지. 그 언니 10살이나 나보다 위여서 어쩌면 어린 나에겐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던 그런 언니였지. 물론 어릴적부터 동네 사람들의 비교를 받았어. 무지~

"어쩌면 똑같이 자매라더니 너희둘은 그리 다르게 생겼니?"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네."

"언니는 피부가 참 뽀얗기도 하고.....얌전한데...너는~"

한 여름에 뜨거운 햇살아래 야구하고, 물고기 잡고, 그리 뛰어 다녔으니 얼굴이 까맣게 안 타겄어?

그래도 마음 한곳에선 언니와 정반대인 내 성격에 열등감이 생기긴 했었다.

그땐 왜 그랬는지...사람들이 "뽀얀" 사람들을 참 좋아했었어. 미인의 기준이 뽀얀거에 달렸었으니~~

울 언니 서울에서 직장다니다 나이가 찼다고 엄마가 부르니...

"예" 하고 금새 내려왔어. 나같었으면..."무슨 선? 절대로 엄마말씀 안 따랐을거야.

그러더니 선 한번 보고..두집 다 마음에 들으니 엄마가 "결혼해라" 말씀하셨어.

그랬더니...언니가 또, "예"라고 했지.

나는 지금 생각해보니...한번에 "예" 라고 했던 적이 많이 없었던것 같아.

꼬리에 토시를 달고, 생각해 보고...저울질도 해보고...그러다 아니다 싶으면 아무리 엄마 말씀이라고 해도 "아니오"라고 답을 했지.

*

아이들이 많다보니 녀석들중엔 비슷한 성격을 가질 비율이 많다 생각했는데~

진짜로 아니야.

넘버원은 덜렁이.

넘버투는 사령관.

넘버삼은 만족이.

그리고 희은이는 여자중의 여자.

세월이 흘러 녀석들이 커도 "비교"하는짓은 안하려고해.

왜냐하면 내 뱃속에서 다 나왔어도 자신만의 특별한 개성을 지니고 태어났기에 말이야.

 

PS: 세월이 흘러서 아이 하나낳고 언니랑 함께 다녔었지요. 그땐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언니랑 내가 많이 닮았다고....어릴적 그리 안 닮었다고 말했던 고향의 아줌마들이....

18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