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삶에 대해 생각하며~

yodel 2007. 9. 7. 10:24

 

 (사진은 구글에서 퍼옴)

 

길을 걸어다니다 보면 밝은 미소의 애기 엄마가 막 태어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하는걸 자주 보지요.  자식을 낳은 경험을 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창조의 신비성을 알게 되지요. 어떻게 그리 태어날 수가 있을까? 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까? 잘 자라야 할텐데... 아기를 배아파 낳은 엄마와 그 동안 몰랐었던 희귀한 아기의 출생에 고마움과 경이함에 가슴이 부푼 아빠라면 그 때의 벅찬 기분을 이해할 것입니다.

아기가 자라 꼬마가 되고, 꼬마가 자라, 청소년이 되고, 청소년이 자라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어 늙음이란걸 맞이하게 되지요.

 

어쩌면 우리의 삶에 목적이 없다면 얼마나 허무할까도 생각해 보았답니다.

다음날은 아무도 모르니 오늘 먹고 마시고 즐겁게 살다 죽자!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 생을 살아가면서 그렇게 살다보면 놓치는게 너무 많을것 같습니다.

이 짧은 생명~ 사랑하는 사람과 열심히 행복을 좇으며 살고픈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 이유를 말하자면 실은 저랑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는 할머니때문이랍니다.

Karen할머니는 5년전에 결장암을 선고받아 그동안 병원다니며 항맘치료를 받고 계셨답니다.

한동안 많이 좋아지셨다가 엊그제 중환자실에 실려갔더랬지요.

암이 온 몸에 퍼져...위독하게 되셨답니다.

 

누렇게 뜬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안되보였어요. 엊그제까지만 해도 저랑 이야기도 나누고 웃고 지냈던 할머니는 눈을 껌뻑이고 있는 그 자체도 힘들어 하셨습니다. 말하는것도 힘들고, 먹는것도 어려웠지요.

그 분을 보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막을 수있는 그런 여력이 저에겐 없었지요.

그렇지만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에 집으로 돌아오신 할머니의 영혼은 맑게만 보였답니다. 육체는 쓸모없게 변해 누렇고 어둡게 변했지만, 나를 바라보시는 할머니의 인자하신 영혼이 저를 반기고 있다는걸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지요.

 

죽음을 기다리시지만 죽음을 슬프게 받아들이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진정한 삶을 보게 되었지요.

휴가중 남편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잃고 딸 다섯을 고스란히 키우신 늠름하셨던 할머니~

수십년동안 자식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을 안고 저 세상에 가시겠지요.

 

제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는동안 딸이 저에게 이야기 하더군요.

"엄마가 내가 썼던 작고 귀여운 핸드백을 꼭 희은이에게 주라고 하더라. 핸드백안에 희은이가 좋아할 만한 립스틱과 핀같은걸 넣어주라는데...내가 시간이 없어서 못했어!"

작은 소망과 사랑이 아직은 젊은 저에게 전해졌답니다.

아파 자신을 챙기지도 못하는 할머니이면서 제 딸을 생각하시는 그런 사랑에 다시 감사드린 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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