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똥강아지들을 보내면서~~

yodel 2008. 5. 19. 11:08

나: 우리집에 강아지들 두마리를 돌보고 있는데 글쎄 똥을 먹어. 입냄새나 죽어버리겠다.

한국에 있는 고향 친구: 똥을 먹는 강아지들이라고? 야...그럼 똥강아지네..똥강아지는 식용인디...

나: 무슨..이 녀석들은 발이 짧어서 먹잘것이 없어.

친구: 그럼 냄비용이고만....ㅋ

(검정색: 콜키: 밤색: 추위)

친구와 맞장구쳐서 웃고 말았지만...(본인은 절대 이쁜 애완견이던 어떤 견을 식용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걸 강조함) 우리 강쥐녀석들 입냄새를 맡으며(얼마나 더러운지..똥냄새가 코끝을 찌름) 3주동안을 한집안에서 살았다.

*

독일에서 미국으로 33년전에 이민오신 동네 할머니가 독일계의 애견인 이 닥슨(Dachshund)종을 키우셨고, 무릎 수술때문에 우리에게 잠시 맡겨놓으셨다.

나이가 5살이 되었으니 개들의 연령으로 따지자면 중년층으로 들어선 아자씨들인 콜키(꼬리가 좀 꼬부라졌다해서-Corkey)와 추위(신발끈 물기를 좋아한다해서-Chewey)...

우리 아자씨들 아침에 일어나서는 꼭 밖으로 나가서 다리 하나 올리고 볼일을 보시는데..다리가 짧은 바람에 잔듸가 많이 긴 어떤날엔 다리를 올리는것도 볼 수가 없다말이시.

거실엔 아자씨들 출입을 좀 삼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되도록이면 깨끗하게 사용하려 하는데...

콜키 아자씨 당신의 볼일보는 곳으로 사용을 한지 아마 2주가 되었을때야 비로소 이 하숙집 아줌씨 눈치를 차렸다 이거지.

"어느날 학교를 다녀와서 가방을 놓고서 거실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조금씩 젖은 카페트가 보이는거야..듬성듬성...물도 흘린일이 없고..아이들은 다 학교에 간 시간이고...화장실 휴지를 뜯어다가 사알짝 눌렀더니.....노오란 물이 빨려 들어오더라구...으으으으아악....."

근데 그것만이냐?

"어떤날엔 젖은 카페트가 아니라..쫌 요상한 자국이 발견되었어. 이건 약간 밤색 자국인데....약 일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듬성 듬성 밤색의 탁구공만한 크기의 자국이었지. 참 희한한 느낌이 들었지만 증거물이 없어서 넘어갔어."

*

우리 아자씨들 볼일을 보러 나가셨는데

나는 아자씨들이 짧은 발을 모으고 엉덩이를 잠시 치켜 세운다음 뒷일을 보시는지라

민망해서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지.

비닐 봉지를 들고 잔듸위에 떨어진 똥들을 주으러 가고 있는 찰나에...

아자씨들 똥들이 무슨 하늘에서 떨어진 초콜렛인냥 야금야금 다 주어먹더라.

"으으악......." 더이상 무슨 말로 이걸 표현하리~~

잠시 생각해보니 지난번 추적하다가 못했던 그 밤색 자국......딱 맞아 떨어지도만~~

 

그려..이 아자씨들...똥을 주어먹는 똥개들이었스.

할머니께 정말 놀랬다는 소리로 알려드렸더니..원래 개들이 다 그런다는..뭐..

아자씨들 조상이 다 그랬을거라 그러시도만...

아잉...우리들을 이 아자씨들이 늘 뽀뽀하고 핥고 그랬었는데....

마지막 한주동안 이 아줌마 아자씨들의 버릇을 없애려고 꽁무늬따라 다녔스.

뒷간 갈때도 주저없이...딱 버티고 서있었지.

아자씨들의 힘주는 모습에도 눈하나 까딱안하고 말이지.

슬라이드해서 똥주워 비닐 봉지에 담았어. 똥집는 대회나가믄 일등은 맡어놓고 하는것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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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3주가 벌써 지나가 버렸네.

내일이면 아자씨들 엄마보러 아예 간단다.

아자씨들의 더러운 입냄새는 그립지 않겠지만...아자씨들 목간에서의 친밀함, 함께 사과 나눠먹던 시간, 산책하던 여유,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낮잠자던 시간이 그리울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