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이야기(pictures and more)

사진으로 말하는 우리들 이야기

yodel 2009. 1. 14. 22:05

 

흰머리가 짧게 깎아진 머리에 많이 비치는 그를 보고 "당신도 내가 염색 해줄까?" 라는 말에 그는 긴손가락으로 머리를 훑어내리면서, "아니..난 자연스러운게 좋아. 그냥 흰머리 그대로 살거야." 시아버님의 유전인자를 가진 그라면 마흔 중순쯤 백발이 될 그인데......

그녀는 거울에 몇가닥의 흰머리를 어찌됬건 뽑아보자고 핀셋을 들이댔다.  오른손잡이라 오른쪽에 하나는 잡혀지는데.......왼쪽의 한가닥이 전기맞은 마냥 쏟아나와있는걸..뽑아내기가 힘이 든다. 아니..이거이~~

*

아침 등교시간의 넘버삼...

허릿살이 유난히 찐 이번 겨울엔 형들의 바지를 입고 산다.(오늘은 날씨가 꽤나 추움)

고녀석 오늘은 무릎이 다 틑어진 청바지를 입고서 완전 오렌지 잠바를 걸쳤는데.....진짜 집없이 사는 고아처럼 보이는 모습이다. 문을 열고 나가는 고 녀석에게.."정말..Homeless 소년같으다.." 그랬더니 고녀석 엄마를 바라보더니만.."집없는 소년이면 이런옷도 못입어요!" 그런다.

*

생일날 고모들에게서 돈으로 선물을 받은 희은이에게..

뒤늦게 빤짝이는 청바지 몇벌과(가격: 만원짜리 두벌) 또 반짝이는 회색 신발을 사주었다.

등교시간에 지난 여름에 사준 하얀 운동화를 신으라고 그러니까 하는말..

"참 못생겼어요." 그런다....희은이가 원했던것은 반짝이는 회색 신발인데....

회색 신발은 발목까지 오는 긴 신발이어서 버스 놓칠까봐...엄마는 "뭐가 그래 이쁘기만 하고만.. 신고 가라"

 

 딸이 하나밖에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날때가 많이 있다.

그녀에게 요 쫄망쫄망하고도 작게 생긴 우리 희은이는 기쁜 웃음과 같은 존재이다.

 넘버투는 모든 면에서 계획이 투철한 아이이다.

요새 찍어둔 신발을 사고 싶어서 나에게 사업 협상중이다.

난..차고에 쳐박혀 고장이난 냉장고를 청소하는것...자기 방 청소가 아주 깨끗할것...등을 요구하여서 고 녀석의 돈에 5불만을 더해 사주겠노라 이야기를 했는데~(야속한 엄마..일 또 뭐 시켜먹을까 궁리중임) 냉장고 청소는 다했고...자기 방은 토요일까지 철저하게 청소를 할터이니 오늘 온라인으로 주문해달라 요구를 하더라.

시간 질질 끌면서 고녀석의 애절한 모습을 보는것도 이 엄마의 기쁨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ㅎㅎㅎ

 세 가족이 모여 지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었다. 우리집 아이들이 이 사진에 반절 이상은 차지 하는듯...ㅎ

 넘버원의 세계가 보여주는 사진..

요 녀석 요사이 사진에 있는 친구들과 열심히 운동을 한다.

추운날인데도 불구하고 뛰어다니고, 아령을 들고서 알통자랑도 하고....미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만 열네살의 아이답게 그리 지내고 있다. 그러다...

"아참..너 중간고사 있다며?"

"네.."

"금요일에 있어요."

"그럼...무슨 과목을 보는데?"

"스페인어하고...수학"

"스페인어.....너 열심히 공부해라."

엄마는 월요일 시작할때부터..넘버원에게 "스페인어 이번에 못 보면...알지?" 협박을 하는걸 보고,

윗층으로 올라가면서 태연하고 귀찮은듯한 얼굴을 보이는 녀석은 낮게 변한 목소리로 이리 말한다.

"I know..I know.." 진짜...이걸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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