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남편만 출장가면~

yodel 2009. 6. 1. 21:36

남편은 지금 출장중..

한때 출장을 자주 가던때엔 아이들이 어려서 나혼자 집을 지키며 참 외롭게 밤을 지새웠었는데.....

남편만 출장가면 사태가 벌어졌었다.

그중 기억나는게 있다면~

아들들이 어렸을적...남편이 출장가고 난 바로 다음날~

싱크대의 물이 넘치고 넘쳐 부엌을 완전 망쳐놓았던 날이 있었고....쏟아지는 물을 어찌할지 몰라 옆집으로 비상출동을 했었다.

어찌어찌하여 옆집 Shane이 다행히 집에서 사진만 찍었던 사람이라 내 SOS를 잘 받아주었었는데.....

*

그날 난 부엌청소를 마치고 아이들을 재운다음 내방으로 들어갔다.

많이 피곤하니 씼고 음악좀 듣다 잘 생각으로 내 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끼야아악.."

아니 글쎄 새끼쥐 두마리가 목욕통안에 들어있는거다.

얼마나 당황하고 무서웠었던지...집이 낡았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옛날 우리집처럼 천장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안하고 산지 오래된터라 내심 끔찍하던차였다.

화장실 문을 닫아놓고서....

옆집 Shane을 또 불러야했다.

ㅋ Shane은 장갑을 끼고서 재빨리 내 일을 해결해주었는데~ 남편만 출장가면 왜 그런지 요상한 일이 생기곤 했다.

*

몇 십년이 지난 오늘...그릇 세척기에 물이 고여있어 싱크대 물이 나가는게 잘 못되었나 싶어 남편 출장가기전..손좀 보고 새로운걸 끼어놓고 그는 떠났다.

아무리해도 세척기에 고여있던 물은 나가지 않아서...나혼자 완전 고장났다 생각하고 있었다.

난 세척기를 안쓴다는 요령으로 그릇을 박박 닦고 있을 참이었는데~~

친구 Renee(혼자 힘으로 뭐든 고치는 여자)에게 전화를 했지.

"르네, 너 혹시 세척기 고쳐본적있어?"

"흠...글쎄..한번 고쳐보지뭐..지금 당장 갈께.."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장비들을 모조리 가져온 그녀의 모습이 꼭 전투장에 가는 군인같이 느껴졌다.

일단 열어보고, 눌러보고, 나사를 다 빼서 청소한후.....문제점을 파악하는 그녀를 보며~~

시간없어 빨리빨리 일을 해결하려는 남편보다 훨 낫다 생각했다. (미안..당신...그래도 이게 정말 사실인걸~)

시간이 좀 흐른다음에....아주 단순한 문제점을 발견...싱크대의 물이 고여있는 이유는 메인 싱크대와 연결된 파이프의 구멍이 막혀있었다는점...

두시간안에 내 그릇 세척기는 쌩쌩 잘 돌아가고 물도 잘 빠지니 난 르네에게 그랬다.

넌 나의 "Handywoman"!!!

 

*(영국에있던 남편과 인터넷으로 이야기를 나눔)

[6:45:44 PM] Hyeon-ju: by the way,,,Renee fixed our dishwasher.   하여튼 르네가 그릇세척기 고쳤다 당신..
[6:45:44 PM] Vince Han: ha ha  (하하..전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음)
[6:45:48 PM] Vince Han: he needs to grow up better than me! (나보단 더 멋지게 잘 자라야지)
[6:45:52 PM] Vince Han: Renee fixed it?  how? 르네가 세척기를 고쳤다고? 어떻게?
[6:46:17 PM] Hyeon-ju: dishwasher was not broken...but she opened it all and we cleaned out.. 세척기가 고장난게 아니고...다 열어가지고 청소한다음...
[6:46:36 PM] Vince Han: it was clogged up 분명 막혔었지?
[6:46:41 PM] Hyeon-ju: found out that the disposal( connector) was not opened. 디스포절 연결된게 열려지지 않았던걸 알아냈어.
[6:46:55 PM] Vince Han: oh 어...그렇군..
[6:47:07 PM] Vince Han: she is awesome 정말 대단하네.
[6:47:15 PM] Hyeon-ju: so we broke the plastic on the dishwasher side...세척기옆에 연결된 플라스틱을 없앴어.
[6:47:30 PM] Hyeon-ju: you didn't do that part...so 당신이 연결해놓고서 그걸 안했더라...
[6:47:37 PM] Vince Han: ha ha 하하

*

어찌했거나 남편만 출장가면 일이 하나둘 생기는데...

나도 남편없을때 일좀 저질렀다.

앞집에서 버린다는 소파하나 가져오고, 스카우트에서 버린다는 가구 집으로 모셔오고, 냉장고 중형거를 5불에 사고......그랬더니 아이들 하는말..."엄마, 이번에 강아지 데리고 올까요? 아빠 놀래키게.." 그런다. 하하!
이젠 많이 커서 짐도 날라주고, 아빠없다고 제안까지 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내 어깨도 든든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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