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대리 운전사

yodel 2009. 5. 20. 22:22

몸이 안 좋은 로라에게 내가 선뜻 대리 운전을 해주겠다고 했을땐 4시간 정도쯤이야 하고 콧방귀를 뀌었지.

버지니아에서 팬실베니아주...필라델피아시...

사실 이 아줌씨 단단한 다리힘빼면 남는게 없으니 말이지.

*

오전 8시 40분 나랑 가까이 사는 로라집으로 향했어.

그녀의 다섯살난 아들과 먼길을 여행하는거였지.

두통이 심한 그녀는 한두가지의 약을 처방받아 먹는게 아니다.

거의 10가지를 함께 먹어야 하는데...필라델피아의 제퍼슨 병원에 유명한 의사를 찾아간지 4년이나 된다지.

지금까진 그녀의 남편이 운전하고 로라를 그곳까지 데려갔었는데, 요샌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하지 않으면 언제 짤릴지 모르는 판국이라 로라가 혼자 간다는걸...내가 대신 운전한다고 그랬지.

 

일단은 로라보다 다리가 훨씬 짧은 내가 그녀의 밴을 타려하니 옆에 있는 조정기를 사용해 줄여놓고서...내 오른쪽 발이 패달에 잘 닿도록 해두었지. 난 운전할때 음악틀어놓고 가야 좋은데...그녀에겐 소음이 독이 될 수있으니 음악없이.....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 예전엔 몰랐었던 그녀의 과거, 추억들을 배우게 되었는데....

뭐랄까? 사람들에겐 색안경 같은게 있어서 그 사람의 모든걸 볼 수없다는거를 그녀와 5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이야기하면서 느끼게 되었다.  그녀를 알게 된 5년동안..난 그녀가 늘 밝지 못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하며 지냈거든...근데 그게 아니었던거야. 그년 커리어우먼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로 광고회사에서 일을 했었더라고....결혼하고도 7년동안 건강하게 일을 했었데.

생각해보니 로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희망도 잃고...얼굴빛도 잃어버렸던것 같더라.

 

한참을 달려가는데 잭(로라의 아들)이 배가 아프다고 그러더라.

그러다가 차안에서 토를 하고.....녀석에게 장거리 여행이 불편했었던지....몇번을 토해내더군.

로라의 GPS시스템도 대리 운전사를 알아봤던지...한참 가다가 서고~~

네시간 정도 걸려야 했을 여행이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약속 시간은 2시였는데.... 2시15분에 병원에 도착했다.

 

주차장 찾는것도 얼마나 힘드는지...시내에선 길도 좁고, 특히나 좁은 주차장 5층까지 기어올라가야 했지.

꼬불꼬불 산꼭대기까지 가야하는 위험함까지 어깨에 짊어진 이 아줌마..

꼭 차가 다칠까봐 걱정이 되서 얼마나 천천히 내려왔는지...ㅋ

*

필라델리아에선 필리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가 유명한데......

운전하느라 아침밖에 못 먹은 나는.........점심도 못먹고....약속 시간때문에 가야해서.....

굶었더니 배가 무지 고프더구만...

로라가 필라델피아에서 필리치즈스테이크를 잘한다던 지노라는델 소개해주었지.

모든걸 끝내고..나선 시간은 4시 30분....필리스테이크 하나를 시켜 먹었어.

 

 Geno's-거기에 보이는 창구에서 주문을 받아서 음식을 픽업한다음에..

창구 주변에있는 테이블에서 먹게 됨. 흥미로운것은 테이블에 유명한 인사들이

이곳에서 먹었다는 사진들이 진열되어있었음. 우리 자리엔 레이 로마노랑 엔싱크들이 왔다

갔다는 사진들...그외 많았는데...그 사람들 이름들을 몰라서~~(그럼 유명한 사람들 아니짐?)

 샌드위치 3분의 일 먹고 남은 조각....칠불 사십오센트임.  배가 고파서 입에 집어넣느라 무슨 맛인지 몰랐음.

버지니아 필리 치즈 스테이크완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음. 주변이 좀 지저분해서 앉아있기가 힘들었음.

비둘기들이 테이블에도 앉았다가 가더군....뭐 잘못하다간 그네들의 뒷간도 될 수있는 테이블이었음.

유명한데라고 그러니 필라델피아에 가보면 찾아가 보삼......주차는 길거리에 해야하니 조금 걸으면 될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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