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공주병과 호르몬

yodel 2009. 6. 23. 11:44

이 아줌마에겐 호르몬이 한달에 한번씩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뜨겁게 달구어질때가 있다.

그런날이면 아줌마 주변의 모든 남정네들은 빨간 신호등이 켜지니 되도록이면 아줌마 주위를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잘못하다간 호르몬 샤워에 온몸을 적실까 두려우니까....

아줌마 호르몬중에 에스트로젠이 풍성하던 그런 날이었다. 거울을 보던 아줌마...눈 아래 깊게 파인 주름살을 보며 한숨을 쉬고, 몇달전 사둔 주름을 없애준다는 크림을 정성들여 바르며 혼자 중얼거리는데...

"아니...도대체 밤마다 이걸 바르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주름살이 더 있는것 같으니....."

아줌마의 남편. 아내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목소리도 톤이 높아지는 그녀를 보며...그날 다른날보다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조심하지 않으면 밥도 못 얻어먹게 생겼으니 조심하고 또 조심...

그런데 아줌마 불쑥 그런다.

"아랫층이 너무 칙칙하고 지저분하고 못생겼다. 아무래도 분위기를 바꾸어야 할것 같어."

강하고 또박또박 말하는 그녀의 억양에....더이상 불평을 안하고.......하는말이...

"나 너무 바쁜데...이번주는 정말.." 그말을 한귀로 흘리고 아줌마 곧바로...

아랫층으로 내려가더니만 다시 윗층으로 올라오더니..

"일단 페인트 칠을 하면 되겠네. 환한 색으로 바꿔볼께."

아줌마 일을 벌려놓고 하다보니 힘이 무척든다. 책장의 책들 빼서 옮겨놓는것도...가구 옮기는것도...혼자 할 수없는일~~ 온 집안의 남자들을 폭탄으로 뿌려놓고서 일을 시킨다.

일은 남자들이 다 해놓고서......아줌마 화장실 페인트칠 하나 하는데도 낑낑거리는데~~

다음날...피곤해 입가에 물집이 크게 자리잡혀있다.

아줌마의 남편...하는말~~ "당신은 정말 공주병있나봐. 그거 조금하고 물집 생긴것 보면...."

아줌마 왈.."그러게...난 공주처럼 살아야하는데 말이야.....여봐라....게 아무도 없느냐? 내 손에 물안뭍히고 집안 살림 이쁘게 만들 수있게...."

 

책꽂이 정리

아랫층 화장실 색

 아들들 셋만 있었을때...

여름방학하고 둘째날..아이들은 이렇게 지하에서 모여 자는 행운을 얻었다.

아랫층은 윗층보다 시원해서...

여름방학 계획표...방학을 아무렇게나 보내면 안될것 같다는 남편의 희망사항..

아이들은 오전중에 모두들 자기방 정리...개인 목표...매일 일거리를 끝내면 놀러갈 수있게 짜주었다.

자신의 일을 하고 자기이름을 싸인해야...임무 끝!!

*

공식적으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이 아줌마는 전업주부로 활약한지 4일이 지났고..

넘버삼은 수영팀에 들어가 매일 연습이 있고, 희은인 수영레슨이 있다.

그런 와중에 난 녀석들 놀러가고 싶다는곳에 데려다주고...또 운전사로서 맹활약중이다.

아이들 학교가고 없었을땐 컴에 앉아 방문도 잘 했었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방학을 하니 내 시간이 없어졌다.

ㅠㅠㅠ 정말 공주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무지 드는 그런날이다.

메이드가 청소해주고....요리사가 밥해주고.....올마나 좋을껴?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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