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나쁜 날!

yodel 2006. 4. 18. 10:10

 

매일 아침이면 내가 심은 상치랑 딸기랑 파랑 토마토랑 오이랑을 내 살붙이 마냥

체크하러 간다.

오늘 아침엔 얼마나 더 자랐을까? 하며 기대감에 가득...

 

그런데..쪼르륵 뛰어가는 고녀석..고얀 녀석을 드디어...

세상에나 글쎄 고 녀석이 혹시나 올까봐 철망까지 사다가 쳤겄만..

현대의 인간을 앞서가는 고 녀석..옆집의 울타리- 4센티도 채 못되는 곳으로

몸을 고무줄 처럼 줄여서 들어가는것이다.

 

"아이구야...내 딸기....이젠 지난번에 입 안댄것까징..모조리..."

 

 

 

 

 

 

 

( 상치랑 파가 많이 컸죠? 햐...신기하다니까요..제 엄마가 보면 칭찬이 쏟아질터인데..)

 

나쁜 날이었다.

기분 나쁜날..나는 늘 그 자리에 있는데..내 기분을 나쁘게 하는 무엇인가들..

갑자기 옛 생각이 난다.

 

딸래미랑 만으로 세살이었던 어느 오전..

둘이 장난감 가계를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고 주차장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카트를 가져다 놓으려고 하는데..저 만치서 어느 할머니가 나한테 손짓을 하더라.

카트를 그 곳에 그대로 놓아주면 안되겠느냐고..그래서 마음속으로 할머니 힘드신데..

가계 가까운곳에 놓아두면 들어가시기 쉽게 놓아야지..차가 없는 장애인 자리에 놓아두었다.

 

그런데..갑자기 주차장으로 들어오던 어느 여자(50대 즈음)..

창문을 내리더니만..소리 소리로 나 한테 손가락질에 욕을 퍼 부어대는거야.

"야..뭐시기 거시기 한 ㄴ...카트를 지정한 곳에 가져다 주기 싫어서 꼭 장애인 자리에다 놓냐..

게으른...거시기...못된...아시안..."

 

그 소리를 들으면서..상반되는 쪽에 주차를 하고 나오시던 그 할머니..

나한테 고맙다며 몇번을 이야기 해주시더라.

착한일 하려다가..세상에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미국 욕을 몇 십번 들었던 그 날은 기분 엄청 나뻤던날.

 

작던 크던 나쁜 날들이 수 없지만....지나가고 생각해보면...그냥 그런 날이었다!! 라고 마침표를 찍게 된다. 나쁜 날에 종지부를 찍고...기쁜 날을 맞이 해볼까?

토끼를 잡는 날?

아니면..그 아줌마 다시 찾아서..하소연 하는?

 

지났으니 나쁜 날은 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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