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내 생일이여~

yodel 2006. 11. 13. 22:30

"너 생일이 가까워오지?"

감동 먹은 나 "기억한거야?"

"물론...우리 또, 지난해처럼 쑤시 레스토랑에 갈까?"

그런 Susan의 말에 나는 올해도 가슴이 따땃하다.

 

여름날에 태어난 그녀~

그녀의 생일날 아그들 방학이라고, 우리 가족 챙긴다고, 나는 여행을 떠났드랬는데~

그녀의 집 큰 칼렌더에 내 생일이라고 크게 적어놓은 글씨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더 생긴다.

그런 그녀에게 "이번엔 내가 요리해줄께..나한테 잘 해준 너희들..고마워서"

그래놓고서 이제 약 한달만 남은 학기 숙제며 공부에 마음에 부담이~

 

남편과 집에 돌아오는 길~

"당신과 하루 근사하게 "Bed and Breakfast"에 다녀올까?"

"옹? 무슨?"

"당신과 친한 누가 아이들 하루밤 봐준다네.."

그때서야 나는 그 친구가 누구인지...

Susan이었구나. 남편과 내가 호텔같은곳에 다녀올 수있도록 나서서 아이들 봐준다고 한 그 녀~

 

그녀의 사랑땜시롱 나는 이번 해에도 한살 더 늙어간다고 말 할 수없게 되었다.

대신 나는 한해를 그녀의 사랑과 함께 따땃하게 익어간다고 말할거다.

 

**

11월이다. 나뭇잎도 다 떨어지고 앙상하게 나뭇가지만이 바람에 흔들렸던 그런 11월!

새벽부터 콩나물 사오라는 엄마의 명령을 받아들고 나는 잠결에 발걸음을 옮긴다.

내 생일인줄도 모르는 울 엄마..아니면 내가 태어난걸 늘 무시하려고 하셨을까?

입술에 온기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나는 손으로 호호 막아 500원 어치의 콩나물을 받아들고 집으로 향한다.  돈주머니를 허리에 차시며 아침을 시작하시는 내 엄마.

오늘 하루도 예전과 같은 날인가보다. 막내딸에겐 특별한 날인데~

 

자전거를 타고 아직은 그리 미끄럽지 않은 길을 향해 학교로 향했다.

머리에 모자를 둘러쓰고, 가방은 엑스자로 가슴에 두르고서~

선도부 언니들이 서있는 교정에 들어서니 조잘 조잘 여고생들의 이야기들이 귓가에 들어온다.

몇년동안 함께 식구가 되어버린 내 친구들이 앉아있는 교실에 아무 생각없이 나는 들어갔다.

 

여름전에 서울에서 전학온 영이가 갑자기 교단앞에 선다.

그러더니...모여있던 아이들과 함께...시작~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는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들의 축하 노래에 기죽었던 나는 가슴이 빵빵해지는 기쁨으로 그 아침을 맞이했다.

그리고 몇몇 친한 친구들이 마련한 선물들을 (벙어리 장갑, 편지 등등) 가슴에 않고 감사해했던 날이었다.

 

(나이 한살을 더 먹으면서 요들이 사랑도 곱빼기로 먹을거랍니다.  배가 따땃하니 좋은 그런 사랑들 여러분들께도 드릴께요!! 이번주 수요일(힌트- 내 생일)까지 숙제가 많아서 방문을 못하게 생겼으니~ 옆구리 찔러 절 받는격으로 또......축하해주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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