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나는 싸구려를 좋아하는 여자!

yodel 2006. 11. 17. 12:41

  

 

              [American Education Week- 넘버투 초등학교에서]

 

"나..머리를 잘라야 겠어." 남편에게 흘러가듯이 이야기를 했지.

그런날 있잖아..거울앞에 있는 내 모습이 심난한 그런 날~ 그날이 그랬어.

"아..그래? 그러면 생일날 까지 기다리지 그래?"

잠깐 사이 남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지. "아하...시누들한테 미용실 gift 카드 끊어주라고 하려고?"

우리 시누들 지난해에도 미용실 마사지 카드를 생일 선물로 주었는데...좋기는 했지만(한 시간동안) 그 다음 남는게 없어...남편에게 "이번해에는 백화점 Gift 카드를 사주라고 하면 어떨까?" 말해놓고서도 나의 대단한 센스에 깜짝 놀랜다니까...ㅋ 그말해주곤 "이번에야 말로 지난번 백화점 지나치다가 좋아했던 스타일의 옷을 사봐야겠고만"하면서....잠깐동안 기대를 했지뭐야~

 

**

생일날 다른날보다 바쁜 날이었어. 학교도 다녀와야 하고..딸래미 유치원도 데려다 주고..척추교정도 다녀와야 하고..그리고 딸래미 유치원 가 있는동안 쇼핑을 가야 겠다 마음 먹었었지.

시누들에게 선물로 받은 카드를 핸드백에 넣고서 나는 백화점으로 출발했어.

이쁘고 세련되게 서있는 마네킨들이 멋지더구만..젊은층이 주로 입는듯한 곳으로 내 눈이 돌아갔어. 나이는 어디로 먹는지..30대 후반이믄서 20대 처럼 살라고 이렇게 안달인게...쯥쯥...참말로 언제나 철이 들것이여?

 

괜찮아 보이는 옷들을 약 10개를 들고서 탈의실로 들어갔어. 내가 가지고 있던 카드로는 이곳에서 옷 하나만 구입할 수있겠더고만....처음부터 맘에 안들었지. 왠 가격은 이렇게 비싼거얌..온갖 생각이 다 생기더라고..차라리 다른곳에다 할것을..어쨌거나 그 카드를 이곳에서만 쓸 수 밖에 없으니 전투를 하는것처럼 집중해서 옷들을 고르려 애를 썼지. 가격표를 맨 먼저보고...그리고 스타일이 괜찮은지 또 보고...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고....아니지..괜찮다 싶으면 카드의 배인 가격에 배가 참 아파서...

 

시간을 보니- 30분 밖에 안 남었더라. 옷을 사믄 안 되겄다 싶어..신발을 보러 갔어. 뾰족한 구두들이 많더구만..나는 뾰족한 구두들과는 거리가 먼 여자라 눈에도 안 들어와서...곧장 운동화 있는곳으로 갔어.

운동화가 참 가볍고 이쁘게 나왔더구만~ 맘에 들었었어. 그리고는 가격표를 보니~ 꺅! 이거이 옷 한벌 사입고 남을 가격이더라구...발을 재끼면서 그곳을 빠져 나왔지.

 

이젠 신발도 못 고르고 ..그러면 핸드백으로 가볼까? 생각했었어. 나는 핸드백 사람이 또 아니라서....

이번 기회에 안하던 짓좀 해보려고..우왕...눈이 팍 돌아가는거 있지. 운동화보다 더 비싼게 핸드백 이더구만~ 잽싸게 돌아가서.....차라리 아그들 교회에 갈때 넥타이나 사줄까? 했더니...왠걸 비싸서.. 그것도 아깝더구만~ 마지막으로 다시 여성의류 쪽을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다시 갔었어...

 

옷을 아주 고급스럽게 입은 아시안 계통인 여자가 세련된 발걸음으로 매장에 들어오더라고..

얼굴이 귀티가 나는게 처음부터 다르더구만..코트쪽으로 가더니 글쎄 한번 입어보더니 손가락으로 가볍게 집어 어깨에 올려놓더라...그리곤 그 옆에 스웨터 같은걸 가지고서 아무 생각없는 사람처럼 돈을 내고 매장을 나가더구만~

 

참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그곳에서 옷을 사지는 못했지만 말이야..내가 누구라는걸 명확하게 알고 돌아온 그런 날이었어. 나는 역시 싸구려 옷을 좋아하는 여자인걸~ 그 만큼 돈내고 옷 한벌만 가지고 돌아올 수없는 그런 여자...ㅋㅋㅋ 친구가 말하기를 그 백화점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있다고 하더라구~

그날 저녁 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에 가서 옷 네벌과 립스틱 하나, 스카프 하나를 사고도 4불이나 남겨 집으로 돌아왔어. 흐믓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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