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대타가된 주일학교 선생님의 하루

yodel 2006. 8. 18. 21:31

방학이라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어서 주일학교 선생이 우리 부부에게 부탁을 했어.

네살 아이들반좀 맡아 달라고..

우선 우리 딸래미도 그 반에 있고 하니..

당근 오케이를 해놓았지.

 

아이들 좋아하는 스넥은 내가 담당.

남편은 레슨 담당.

 

주일학교 시간이야.

우리반 자리에 앉었더니만 딸래미를 포함해서 세명의 여자아이들이 서로 머리만지며 웃으면서 속닥이는거야. 그리고 그 옆으로 조르륵 앉은 늠름한 세명의 남자아이들..늠름함을 말하는건..튼튼하다는거얌..튼튼하다는걸 말하는건...왕성하다는걸 말하는거고..왕성하다고 말하는건...햐...

 

조용히 앉어있어야 하는데..

옆에 앉어있는 아이의 머리를 쥐어박아 옆놈의 화평함을 막았던 앤드류..

발표하는 다른 큰 아이들 틈에 앉어있는 고 녀석 앤디..

사실 처음 이반에 오는거라 그 앤디가 우리반 애인줄 몰랐어.

계속 큰 애들을 따라다니며 돌아다니더구만..

 

**

 

이제 우리 만의 레슨시간으로 돌아왔어.

공과 주제는.."I can Say I am sorry"

바닥에 누워있는 아이들..옆 아이를 찌르며 괴롭히는 아이들..옆에서 찌르니 상대방 아이를 발로 차는 아이들..소란 법썩의 네살내기 아이들의 소리로 교실이 조용하지 못하더라구...

 

아이들한테..

너희들 선생님 이야기 잘 들으면 맛난 gold fish(크레커) 준다고 말했지.

5초? 동안 눈이 칠판으로 돌아가다가..다시..

"선생님...잭이 제 발 만졌데요.."

"선생님...화장실..."

 

그럼..Girls는 나를 따라오고..

boys는 저 선생님을 따라가고...

 

차례대로 화장실을 보는 아이들의 엉덩이를 닦어주고서 교실로 들어왔더니만

남편왈.."앤디..가 소변보더라구..소변기에다..그래서 다 했나 하고 나갈 준비를 하려하는데..

아랫도리를 내리더니만..소변기에 앉는거야..소변기에...앉으려고 하는걸 덥석 들어다가 변기에 앉혔지..야...지저분해서 혼났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미안하다는 말을 잘 가르쳐주고...

집에서 가져온 크레커랑 씨리얼들을 테이블에 놓아두니..쥐죽은듯 조용하다.

역시 먹는것은 좋은것이여...아....

 

**

 

어린 아이들의 소란에 나 정신이 어디에 박혀있는지 몰랐지만..

그런 어린 아이들의 모습에 인생살이 스트레스 받고 살 필요없다 생각했어.

때론 다들 조용해야 하고, 다들 이렇게 살아야 하고, 다들...다들...

그럴 필요가 없이 멋대로 살아도 문제되지 않기에 말이야.

그런 아이들의 자유로운 행복이 잘 못된게 아니기에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