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이야기(pictures and more)

아찔했던 그 20분~

yodel 2006. 12. 12. 02:03

(지난 가족 여행때 찍은 사진- 크리스마스 편지에 함께 부치기로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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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총대를 겨눈 아이들의 모습에 지난 주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난다.

남편은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기에 인터넷으로 물건들을 싸게 산다.

그날도 물건 하나를 구입해서 가져와야 하기에..

나에게 함께 가자며 꼬시더라.

와싱턴 디시 남서쪽이라며~ 시간이 소요되는 곳인만큼 아이들 재워놓고 함께 가면서 요새 바빠 이야기도 나눌 수없었는데...그러면서 말이다.

사실 저녁 8시만 되면 하루의 일과에 치여 피곤한것은 사실인데..남편이 그리 함께 가주라 애원을 하니~

딸래미를 이불에 둘둘 말아 차 뒤에 태우고 우리 부부는 와싱턴 디시 남서쪽을 향해 갔다.

 

한참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다 가는데~

경찰이 신호를 내며 따라온다.  속도 위반이라며..딱지를 떼어주더구만..

남편은 자기도 모르게 이야기에 신이나 25 마일이나 빨리 달리고 있었나보다. 우찌?

아마 150불은 넘게 지불해야 할것 같다. 씨이..물건 싸게 샀다고 그러더니만 바가지 둘러 쓰게 생겼고만.

 

와싱턴 디시 남서쪽..

벌써 입구부터가 꺼림직하다. 건물들은 낡은대로 다 낡고...거의 10시가 다 되었는데 밤에 쏘다니는 젊은 흑인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서성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지나쳐지는 사람들 사이로 허술한 옷 차림의 흑인들에게서 무언의 어려움을 나는 보게 되었다.  순간 내 아이들이 이곳에서 자란다면? 하는 의아심이 생기기도 했고..환경의 중요성을 재확인 하는 그런 마음도 들었다.  (흑인들이 모여산다고 다 나쁜것은 아니라는걸 알아두길)

 

길을 어렵게 찾아 들어가게 된 그 동네에서 가장 높고 세련된 아파트 단지.

남편은 나더러 차안에서 기다리라고 해 두고서 혼자 아파트로 향해 가고~

나는 차안에서 기다린다. 첫 3분..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 이제 집으로 향해 들어오는 사람들..음식을 배달받아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청바지를 엉덩이 밑으로 내려 귀에 귀걸이를 한 흑인 남자들...자꾸 보다보니 동양인도..백인도 하나도 안 보이는게~ 무서운 느낌이 든다. 알게모르게 나도 사람들을 차별하나보다. 이런...

물건만 받고 돈만 주고 온다던 사람이 1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내 심장이 말이 아니다.

 

"혹시 그 남자가 돈 400불 가져가고..남편에게 무슨일이?....나는 운전면허증도...지갑도..핸폰도 지금 없는데....혹 무슨 일이 일어난것은 아니겠지.." 20분...나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문을 안에서 잠구어 놓았다.  이제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면 할 수있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러고 있는데 낑낑대며 물건을 들어 문앞으로 나오는 남편의 모습이 보인다.

아찔했던 20분이었지만~ 남편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임을 재확인했다.

내가 "왜 이리 늦었어.....걱정했잖아.." 그랬더니~

남편" 그 흑인 남자 아주 뚱뚱하고 게으른 사람인가봐..내가 온다고 전화를 했으면 물건을 준비해두고 있어야 할것 아니야..모든 부분들을 어디에 있는지 못 찾아서...이렇게 시간이 걸렸어."

 

그냥 다행인 그런 날이라 생각하며 돌아온 그날~

새가슴 마냥 가슴졸이며 걱정했던 20분~ 남편이 온전하게 돌아왔음을 감사한 그날이었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환경에도 감사한 그런 날이기도~ㅋ

 

11148

(성시경의 노래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