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눈이 내렸다.
하얀 눈이 얼음이 되어 부스러진 이곳 풍경이다.
아침이 되니 하얗게 쌓인 눈은 푸석하지 않은 딱딱한 얼음판으로 변해있었다.
어젯밤 넘버원과 넘버투의 친구들이 한명씩 놀러와 우리집 아이들과 섞여 시끌벅쩍한 밤을 보내고~
학교가 없었던 오늘 아침 나는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우후....하나...둘....우후..."
"엄마...형이...미치겠어. 정말...자꾸 시끄럽게 해"
"아니야...엄마...내가 안 그랬는데..."
자명종 시계를 보려하니 남편이 그전날 읽고 있었던 책으로 덮어져..뒷 번호만 보인다.
"? 06" 나는 쌕쌕 잠이 들어있는 남편의 머리카락 저편으로 다시 시계를 향해 머리를 돌려보지만...아무래도 일어나야만 된다는게 참 아쉬운 그런 날이다.
자명종 옆에 비스듬히 덮여있던 책을 옆으로 옮기면서
"어머나...7시밖에 안되었는데...요 녀석들...시끄럽기는!"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주변소리를 못 들은척하려 나는 노력을 해본다.
"끄응...."
이런날은 엉디가 더 무거운지, 다리가 더 무거운건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화장실로 가서 틀니를 끼워넣고 거울 한번 보고 고양이 세수를 한다음에 나는 아랫층으로 내려간다.
프렌치 토우스트, 베이컨, 스크램블드 에그와 쥬스를 내어주었다.
여섯명의 아이들이 왁자지껄..
하루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오후즈음 되자 지네들끼리 컴퓨터하고 놀던 요녀석들..
눈 썰매를 하러 가고픈데 초등학교 근처에 데려다 달라조른다.
점심먹고 몸은 나른해 사실은 가고픈 마음이 하나도 없었는데...
강아지 먹이달라고 조르는 모습처럼..
넘버투가 느끼하게 옆에 붙어서.."엄마아.....Please!!" 하는 바람에~
차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엔 생각보다 사람들이 별로없다.
바람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차갑고 따갑게 느껴지는 날씨다.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자 마자 입에서 환호성을 외치며 썰매를 탄다.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하는 모습에서 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가득이다....
**
살다보면 그자리에 서있고 싶을때가 있는데...
밀려도 보고, 따라가도 보고...쓰러져도 보면~
아무것도 아닌것을...괜한 고집을 피울까?
길은 한길밖에 있는게 아닌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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