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저곳(the places that I went)

뉴욕 구경하기

yodel 2007. 8. 18. 01:25

 Union Square(Washington D.C.) - Penn Station (New York)

120불- 소요시간 2시간 45분 (비즈니스 석) 8월 15일 오전 11시 출발

자리를 찾아 편하게 앉은 남편, 앉자 마자 컴퓨터를 켠다. 도착하자 마자 있을 모임을 위해 준비해야 할게 있다며~ 나는 일을 하는 남편의 입술을 바라보며 심심할때면 창문으로 스쳐지나가는 집들과 아파트들 그리고 숲속의 모습을 꼭 영화보는것 처럼 집중해 바라보았다. Baltimore를 지나치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곳같은 분위기의 낡은 건물들속에 화평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어쩌면 너무도 빈부차가 나는 미국의 저편의 상황을 잘 말해주는 그곳.....

 

 요즘 브로드 웨이 쇼에서 티켓을 미리 구입하지 않으면 늘 만원이 되는 "Wicked"

남편과 나는 그 전날 구입하려다 너무 비싸 구입하지 못하고 직접 가서 구해보겠다며 5시부터 Cancellation Line (무슨 이유에선지 올 수없어서 취소한 줄-똑같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있음)에 내가 서있고, 남편은 Lottery Line (추첨을 해서 맨 앞 두줄 13명만 25불 주고 사는 행운을 받음)에 서있었지. 쇼는 8시에 시작하는데 사람들은 벌떼처럼 쏟아져 나와 극장앞에 서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콩당콩당 뛰고 말더라니까....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이 나를 부르더라구~

"내 앞앞에 서있었던 사람이 티켓을 샀는데 일부러 두장을 더 샀다면서 남편한테 주더란다"

"오메메 무슨 횡재다냐!!  112불을 써야 하는 횡재였지만 유명한 Wicked를 보게 된다는것에 남편의 얼굴이 환해지더라구...공연은 정말 줄 서서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

 남편이 샤워하러 간사이 호텔 창문으로 비치는 아침 정경을 찍어봤지.

"뉴욕에 한두번 와보냐? 사진을 찍긴 왜 찍어? 촌스럽게 시리...." 어쨋거나 촌스러운 나는 사진을 찍어볼 작정으로 왔으니 박박 우겨 몇장 남겨봤스. 이곳은 브로드웨이와 7th Ave와 8th Ave사이 Hilton호텔이야.

 남편 사업차 온거라 약속시간 장소까지는 전철로 일곱 정거장-뉴욕 대학교 근처라네. 가기전에 사진을 찍는다고 그러니 약속 시간에 늦는다고 찍지 말라는걸...

 그냥 지나갈 수없지.."자기 거기 서~" 그래도 웃기는 함서 꼭 말이 많어~

 뉴욕대 근처 아침 식사를 이곳에서 했어. 창문을 열어놓아 향기로운 바람과 함께 공원이 보이더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언인듯...자유로운 사람들의 발걸음이 싱그러운 아침이었어!

 남편을 일터로 보내고 나는 혼자가 되었어. 거의 두시간동안 이쁜 가계들을 구경하고 들어가도 보고 그랬지. 이 곳은 Organic 화장품이며 비누들이 향긋한 향을 내뿜는 그런 곳이었어.  이곳에서 네명의 아이들을 봐주고 있는 내 친구 Susan을 위해 작은 선물을 샀어.

 날씨가 흐려지더라구. 남편 만나기 전까지는 아직도 한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계속 걸었어. 건물들과 택시들 그리고 한참을 걸어다니는 흔한 사람들 ~

 위에 보이는곳은 고등학교더라구. 우리 큰 녀석들에게 보여줄 만한 그런 도시의 고등학교...5층까지 있는 잔듸가 보이지 않는 그런 학교를 보니 내 녀석들은 땅넓고 공기 좋은 공간에 살고 있음을 감사한 그런 날이었지.

 한가하게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공원...나에겐 잠깐 쉬었다 가는 그런 공간이었지.

 이쁜 가계들 윈도우 쇼핑하는것도 너무 많이 하면 피곤해져.

 그리고 약속 장소까지 왔지. 15분전에 도착했어. 이곳에서 분수대를 바라보며 잠깐 여유를 누렸어.

 도시의 비둘기들이 말야. 사람들을 무서워 하지 않더군..참새까지도~

공원에 수도 없이 사람들이 와서 지내는게 어색하지 않아 그곳에 지켜서있다가 내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뿌려주는 샌드위치 빵 조각을 먹어보자고 이렇게 몰려들더라구!

 그리곤 그 아저씨- 내가 사진을 찍는 걸 보시곤 " 당신 앞으로 빵을 던져줄께요..비둘기들을 더 잘 �을 수있도록 말이예요" 어디에 있든지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것 같더라구..

 그리고 남편의 또 남은 모임전에 꼭 가야할 곳이 있었지. 그곳은 한인타운!

아침을 느즈막히 먹은 나였지만 꼭 비빔냉면을 먹어야 겠다며 우겨서 냉면집에 갔스. 내가 먹는걸 지켜보기만 한 남편, 앞으로 두시간반 후에 만나자며 약속 장소를 일러두더라구. 또 난 혼자가 되었지.

고려당에서 팥빙수를 먹고~ 책방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나는 Manhattan Mall에갔어. 맨하탄 백화점이면 비싼것만 있겠다 싶었는데...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참 좋더라구..근데 말이야..백화점이 이렇게 사람이 많은것은 생전 처음인것 같어. 꼭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하더라구...혹 뉴욕 Penn Station가까이에 오게되면 꼭 들러보도록~ 옷이며 신발들의 가격이 저렴했어. 18불~ 5불짜리 신발도 있었으니~

**

샌드위치를 빨리 사서 오후 5시 39분 열차를 탔어.

남편은 점심을 안 먹었으니 배가 고프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저녁을 먹겠냐는 말에 안먹어도 그만 먹어도 그만했다가....그래도 저녁을 먹지 않을 수가 없지 그랬지. 그이.."당신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알어? 아침도 늦게 오믈렛 한 접시 다 비우고, 냉면 먹으면서 반찬 송두리째 다 비우고...팥빙수까지 다 먹구..이젠 샌드위치까지 먹으니...후회할꺼야..먹고 나면 배부르다고~" 그래서 내가 그랬지."나 후회안해...먹고싶은거 다 먹었으니"

배도 따땃하니 막 승차하고 바로 졸린다. 한참을 불편한 머리를 어디에 둘지 몰라 닭조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늙은 아줌마가 우리 앞 좌석에 왔다 갔다 하더니만 남편인듯한 아저씨를 데리고 오더라.

약 11살 정도로 되보이는 잘 생긴 소년도 함께 와 빈자리에 앉더라.  (내 생각엔 재 결혼을 해 늦둥이를 낳았나보다. 고 녀석이 할아버지에게 아버지라 부르는것을 보면)

젊었을땐 꽤나 훤칠해 보였을 그 아저씨- 짐을 올리면서 상당히 불쾌하게 짜증을 낸다. 그러더니만 자기 아내에게 전에 있었던 일이었는지 했던 말을 되풀이한다. 당신이 그랬다는둥...다 너 때문이라는둥...잃어버렸으니 네가 찾아오라는둥...아이 꾸짖듯이 아내를 훈계하는 그 아저씨때문에 근처에 앉은 사람들이 다들 눈을 들 수가 없었다. 몇 십년을 동행했을 그 아줌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얼마나 드는지~

와싱턴에 오기까지 그 아저씨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거렸다. 어쨋거나 마지막이 이랬지만 여행은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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