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lasting Joy~ my children

오해! (초등학교 4학년인 넘버삼이 겪은 수모)

yodel 2008. 2. 25. 09:23

학교에서 돌아온 넘버삼의 얼굴이 무척이나 어두워 보인 날이었다.

"엄마...나 오늘 교감선생님께 불려갔었어요."

"아니..그게 무슨 말이야? 왜? 불려갔는데?"

옹골지게 이야기를 하는 아이의 입은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려 애를 쓰지만, 도대체 자신이 왜 교감선생님께 불려가야 했는지 설명하면서도 이해가 안된다는 표현을했다.

"Haley라는 아이가요. 제가 하지도 안한 말을 했다고 해서...."

 

"아니..근데 니가 하지도 안했는데 선생님께서 교감선생님께 가라했다고?" 말도 안되었지만 일단은 무슨 오해가 생겼나보다 하고 지냈다. 그래도 교감선생님께 까지 불려가 지적을 받았다는게 어미의 마음엔 늘 착하기만 했던 내 막내 아들이 설마......하는 오해로 가슴 가장자리를 메꾼 일주일전~

*

교회엔 넘버삼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특수반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계신다.

그 선생님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봐 혹 아는것이 있느냐 물어보았다.

그 선생님도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를...(자신도 넘버삼이 그런말을 했다곤 믿기가 어려우나..)

"넘버삼이 저기 Logh선생님이 가르치는 아이들은 멍청한 (Stupid)아이들"이라 했다 들었단다.

잠깐...이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으니 이젠 Haley를 떠나...Logh선생님까지 등장을 한다.

넘버삼은 그 아이만을 이야기했는데.......

 

교회 다녀오자 마자 나는 녀석과 단둘이 조용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은 교회에서 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작을 하고 헤일리와 연관된 이야기가 로선생님과도 연결이 된다 알게 되었다 말을 했다.

이제서야 헤일리가 특수반(disabled)이라는것과 그리고 로선생님이 그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선생이라는걸 알게되었다.

넘버삼은 내가 실타래를 가져와 매듭을 풀어준것 처럼 시원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면...

수업시간에 특수반아이들이 따로 로선생님을 따라 나가는걸 본 어떤 아이가 (Jack) 우리 넘버삼에게 물어보길.."왜 저 아이들은 다른곳으로 가서 따로 배우는지?" 하고 물어보았단다.

그래서 넘버삼이 말하기를 "그 아이들은 똑똑하지 못해서 (they are not smart enough to understand) 로 선생님에게 따로 배워" 라고 말했단다. 그 말을 들었던 헤일리는 "똑똑하지 못하다" 라는 말을 "멍청하다"(Stupid)로 해석을 했었나보다.

 

어쨋던간에 대화를 하다보면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녀석에겐 지체부자유 학생들이라고 다 머리가 나빠서 잘 못배운다는게 아니라는걸 일러두었다.

어떤면에서 정말 똑똑한 아이들도 어떤 경우엔 빨리 못 배우는것들이 있으니 쉽게 판단할 일이 아니라고 거듭 타일렀다.  "헤일리가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속이 상했겠니? 똑똑하지 못해서.....라는 말"에...넘버삼에게 "만약 네가 그 그룹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너도 마음이 안 좋았겠지?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들간의 이런 생활을 눈 여겨 보고 듣는 초등학교 생활에 감사한 날이었기도 한다. 넘버삼은 교감선생님의 명령으로 헤일리에게 당장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더라.

 

넘버삼의 일로 언어가 낳는 비극을 다시 한번 크게 느껴보았다.

한마디의 언어로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다는게 참 맞는 말이라고 느끼면서~~

또, 한가지는 미국의 초등교육이 인간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점에 많이 감사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자라온 고향에서 다른 아이들에 대해 나쁘게 말해서 교감 선생님께 불려갔다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던것 같다.

그리고 두번째는 아직도 맑기만 한 아이들에게 오해는 늘 생기기 마련이란걸~ 앞으로 살면서 수백번, 수천번 겪어야할 과제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