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이야기(pictures and more)

결혼 기념일 이벤트*찜질방*호텔*뉴지엄*국립식물관*

yodel 2008. 8. 17. 22:45

찜질방이 글쎄 와싱턴 디시에서 유일하게 하나라고 그러더라.

우리집에선 20분정도 떨어진 센터빌이라는 동네에.....

사실은 뜨거운 황토방에 앉아있으면서 함께 담소를 나누게 된 할머니로부터 알게 된것이었다.

그 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번씩 이곳에 온다는둥, 이번에는 손자, 손주녀석들을 데려왔는데 어린 녀석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운동 연습도 안 가고 싶다며, 애난데일에서 드라이브하면 이곳에 25분정도 걸린다며, 요새 경제가 안 좋아 집들은 많은데 집이 안 팔린다...등등, 그리고 나더러 등을 벽에 기대고 있으면 너무 시원하다며 조언을 해주었다. 우리 한국인의 정서...이런것없이 3년동안 어찌 살았나 싶을정도였다.

 

쉬는 공간에는 오렌지색의 옷을 나란히 입은 젊은 아가씨들도 언제부터 왔는지 다들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올림픽 경기를 방송중인 티비에 눈이 빠지듯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들의 어깨도 쉬어보이는 듯하다. 소금방에 들어가기전 남편과 나는 박경모씨가 메달을 두고 싸우는 이색적인 양궁경기를 보면서 그가 쓴 선글라스와 그의 각진 모습이 멋지다 생각했었다. ㅎ

 

주변 아줌마들, 아가씨들, 고등학생으로 보일법한 여자들의 머리에 양머리 한 모습을 보며 남편과 함께 우리도 그리 해봐 하다 기술부족으로 인하여 포기를 했다. 정말 어떻게 그리 만들어 쓰는지 신기해 다음번엔 꼭 배워보리라 생각을 했다.

 

한국과 다른 모습을 보자면 찜질방에 외국인의 모습이 보인다는것이다.

그것도 양머리를 두른 외국 아짐씨들의 모습이.....

찜질방엔 몰라도 목욕탕엔 없을줄 알았던 외국 사람들이 내 나라의 정서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것에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것도 스팀방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앉아있을 수있는 그런 대범함이? 우아아~~ 대단한 여성이여!!

 

*사진기를 들고 가야했었는데..아쉽게도..못찍어 담번에 하겠슴.

 

 

 

 "우리 호텔 괜찮은걸로 마련했어." 남편이 하는말에 나는 그랬겠지..생각을 했다.

호텔 주차장에 차를 대자마자 흑인 벨보이가 나오더니 차를 가져가고...인사를 한다.

"Good Afternoon!  Mrs. Han." 아니..어떻게 내가 한씨라는걸 알았지? 너무 신기해하면서 입구를 들어가는데 안내하는 사람도 문을 열어주면서 "Mr. and Mrs. Han"한다.

입이 벌려질만큼 서비스가 대단한 이곳이 다른 호텔에서 받지 못한 대우를 하다니 난 많이 신기해했다.

그래도~ 난 남편에게 다음번엔 그냥 잠만 잘 곳이니까..이렇게까지 좋은곳에 절대로 자지 말자 당부를 했다. 뭣때문에 그리 많은 거금을 쓰고 이런곳에 자는지......

 

 

 

 

어쨋거나 불질러놓은 남편이 다 결혼 기념을 즐겁게 보내자는데....릿츠칼튼 호텔 슬리퍼를 신고있던 그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한컷하고서...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라이브로 피아노를 치는 남자가 입구 바로옆에서 데뷰시를 치고있었다. 들어가면서 나는 남편을 바라보며 씽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 남자 결혼 전 꿈이 방랑자처럼 떠돌아다니며 피아노를 치고 싶었었으니까...

테이블에 앉았을때는 유럽풍의 장식들과 자리를 메운 여러 사람들의 담소에 피아노 소리가 참으로 매력적인 식당이다 느꼈다. 마치 내 결혼 기념일을 아는것처럼 피아니스트는 남편이 오래전부터 즐겨 치던 재즈 노래를....또, 내가 좋아하던 Somewhere in Time을 들려주더라.

15년동안 그가 즐겨치던 곡들을.....

 

 

토요일 오전의 와싱턴 디시..남편의 이벤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무료박물관으로 가득한 와싱턴에 유료로 이제 막 문을 열었다는 Newseum(뉴스 박물관)에 가잔다.

박물관에 가면 하나하나 글자까지 깨어보고 닳게 뚫어보는 남편과 달리 난 훑어읽기 수준이라 사실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그가 이끄는데로 따라가게 되었다. 그런데....

 

 

 

 

 뉴스가 주는 중요함에 정말 빠른 속보, 리포터들..그리고 저널리스트에 대한 고마움에 가슴이 좋은..

그래도 좋지 않은 뉴스가 훨 많은것에 안타까운 그런 인생사...떫떠름했다. 젠장..왜 그렇게 나쁜 사람들이 세상에 많은거야?

 

 

 

마지막 여정..국립식물관...

몇백년동안 기른 작은 나무들을 바라보자니 정말 신기하기 짝이없는 자연이다.

집에서 키워보는 그런 재미도 솔솔할것 같고.....작은 사람 그 나무아래 앉아 책읽고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생각해봤다.

*

그래서 이렇게 바쁘고 알찬 1박 2일의 결혼 기념일 이벤트를 가까운 와싱턴 디시에서 보냈다.

체력이 바쳐주어 하루 종일 걸었던 그 길도 너무 힘들게 다니지 않아 감사했고..

더워도 손잡고 뛸 수있었던 그의 따뜻한 손길에도 감사했고..

무엇보다 자기가 먹고 싶었던 식당까지 양보해 나의 입맛을 따라가 주었던 그에게 감사한다. 찡긋...당신.....담번엔 당신더러 다 하라 할께...당신 결정하면 이러내 저러내 안 할테니......알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