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일상 도피 여행

yodel 2008. 8. 31. 23:45

남편에겐 컴퓨터와 핸폰이 늘 따라다닌다.

나에겐 집안일과 아이들이 늘...

녀석들에겐 티비와 친구들..그리고 컴퓨터 그리고 게임기들이...

그런 금요일, 같은 일상을 되풀이하던 그가 갑자기 집을 떠나자했다.

*

차 한가득 싫고서 여섯식구는 출발을 했다.

생전처음 그가 늘 가지고 다니던 노트북을 집에 놓고서 일박 이일을 보내고자 우리 가족은 숲으로 가는중이었다.  사실 집안일만 하는 여자에겐 여행 다녀와 치우는 일이 더 걱정스러울 수도 있긴한데...

그동안 하던일들로 스트레스 받은 그에게 해 줄 수있는 일이 함께 가는것임에 너무 태나지않게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40분 운전을 해서 간곳은 일년전 우리가 캠프를 갔던곳..

깜깜한 자연속에 간혹 가다 보이는 집들...적막한 그곳에 외롭게 서있는 집들에 환한 불이 비춰져있으니 사람이 사는것 같기는 한데, "왜 그런곳에 살고 싶을까?" 라는 의문이 들정도로 의시시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분명 아침햇살이 비치는 무렵이면 새들이 지저귀고 동물들이 기웃거리는 상쾌함에, 나뭇잎이 한들거리는 가을향에 취해 "아...이런곳에 살아봤으면.." 할..나의 간사함이 또 나를 우스운 여자로 만들겠지 생각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우리차는 공동화장실에서 약 50미터지난 호수옆의 산장에 무사히 들어왔다.

작은 산장..조그마한 냉장고 하나와 물이 나오지 않는 싱크대..나무판자 침대, 그리고 녀석들이 잘 수있는 윗층 나무바닥...세상의 것들이 눈에 띄이지 않는 이곳엔 오직 자연의 노래소리만 들리울 뿐이었다.

그곳에서 모닥불을 지펴놓고 우리 여섯식구는 하룻밤을 지새우며 추억을 만들었다.

 

 

 

 

 

 

 

 

 

 

 

 

 

*

참..신기하긴하다.

자연속에서 단순한 삶을 하루만 보냈는데..괜시리 가슴도 눈도 커진것 같게 느껴지니 말이다.

무엇때문에 돈을 벌고, 무엇때문에 삶을 살아야하는지...무엇때문에 그리 닥달하며 정신없이 앞을 달려갔는지, 왜 그리 미치게 살고 있는지...모든 물질들없이도 이리 웃으며 행복하게 살 수있는데..

안개비가 내려 호수를 비치는 아름다움에...호수 저편 텐트를 치고 가족과 지내고 있는 어느가족의 웃음소리가 그저 포근하게만 들리는 아침을 맞이하면서~

조금은 더 성숙하게 일상을 도피한 그런 날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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