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결혼식에서~

yodel 2008. 10. 18. 12:23

뭐랄까..그런것있지?

신부의 하얀 드레스와 샹들리에가 마치 리듬처럼 잘 들어맞는 그런 날...

신부 엄마의 우아하고 편안한 접대에 나도 모르게 미래를 생각했던 그런날이었어.

미국 생활 16년동안 결혼식에도 많이 가보고 그랬는데...

오늘같은날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참 센치해지더라구..

신부랑 신랑이 글쎄 8학년때부터 제일 친한 사이였대.

흐르는 재즈음악과 함께 둘의 어릴적 모습을 보여주는데..중학생때부터 친했던 두사람의 모습이 어쩜...

참 신기하더라구..

세월이 흘러 둘이 다른 길을 갔다가 이렇게 만났다니 이런 인연도 있을까?

*

정해진 테이블에 앉았어. 테이블 3번. 난 지난번에 큰 마음먹고 구입한 구두를 신고, 밤색바지에 머리를 핀으로 꼽은채 내이름표를 자리에 올려놓았어.

동그란 테이블이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촛대 세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지.

그리고 신랑, 신부가 손님들을 위해 준비해둔 CD가 눈에 띄더라.

난 어색한 눈마춤을 피하기 위해 입가에 미소를 띈채 사람들의 입술을 바라보았어.

세월이 지나면 그런 어색함도 익숙함으로 변할까?

늘 이런자리는 나에겐 바늘 방석에 앉은 느낌을 주더라고...

그래도...미소는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이거지..

*

신랑, 신부가 차를 타고 이제 신혼을 만끽하러 가기전에...

모든 사람들이 미리 내려와 그들을 환영해주기 위해 장미꽃잎들을 뿌려주었어.

빨강, 하얀 잎들이 두 사람에게 선물처럼 내려와 앉았어.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턱시도를 입은 그에게 장미꽃잎들의 세례는 그림같았지.

근데 있잖아.

그 모든 계획을 신부의 엄마가 준비했다잖아.

어제도 한숨도 못잤데.

*

이제 시작하는 그들에게 장미꽃 향기 가득하길 빌어봐.

아름다운 날도 많겠지만..힘들날도 많겠지..

그때마다 결혼식에서 맺은 둘과의 약속을 기억하길...

근데 말이야..트리샤네는 결혼 28년을 보냈다더구만...

난 고작 15년인데....

내 마음은 15년전 내 모습을 끄집어 내기 시작했어.....

 

 

'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일상  (0) 2008.11.14
"세탁기의 중요성"  (0) 2008.11.08
인사 남겨요!!  (0) 2008.09.20
일상 도피 여행  (0) 2008.08.31
새학기-  (0) 2008.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