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현실

yodel 2009. 3. 4. 22:22

 

따르릉!

"여보세요! 언니!!..."

어릴적부터 많이 따랐던 언니였다. 피붙이는 아니었지만 오랫만에 연락이 와도 늘 반가운 언니..

나에게 " 혹시 홈스테이를 할 사람 알아봐 줄 수있니?" 그런다.

난 친한 언니의 이쁜 딸이 온다는 말에...몸보다 마음이 앞서서..

"홈스테이를 할 사람은 당근......나지." 그랬다.

내 주변을 돌아보니 잘 정돈된 집 분위기, 녀석들은 제 할일을 하러 다 나가고....조용한 책상앞에 공부를 하는 내 모습에 나도 감동먹었다 싶었다.

언니에게..강조를 하면서, "언냐...예전 그런 경험도 있고, 내가 언니딸 잘 키워줄 자신있으니 걱정 붙들어매....방과후 공부도 잘 가르칠 자신있어." 했다.

그랬더니 언니가 그런다. "너라면 내가 믿고 맡길 수있긴한데.....너 학교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정말 괜찮겠어?"

 

에드레날린이 왕성한 날이었다. 

집안 청소도 거뜬히 하고, 퀴즈도 잘 본 날, 운동도 잘 한날, 잠도 제법 잘 잔날, 집안이 조용한 날이었기에 난 어깨도 가볍게 느꼈나보다.

남편에게 물어보고 전화를 해주겠다고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나...언니 딸....오게 할래.."

남편은 "당신 제 정신이야?" 그런다.

그 아이오면 애기 하나 키우는게 되는데.......하며 자신만만한 내 기를 꺾으려했다.

 

윗층 내방으로 향했다.

일주일동안 바빠서 방청소를 하지 않았는데...(그 중에 눈에 띄는것은 일주일분의 빨랫더미들)...빨고 건조가 됬지만 시간이 없어서 쌓인 빨랫더미가 내 현실이었던 것이다.

순간 베일에 쌓였던 내 안정된 삶에 필름이 벗겨진 느낌이 들었다.

끄응....나 일을 잘 하고 있는게 아니구나.

집안일도 감당못하는데.....무슨 유학생! ㅎㅎㅎ

현실로 돌아오니 아직도 못하고 있는일들이 수두륵하도만.....(일층과 이층의 차이가 이리 클수가~)

 

 

결국 현실을 안 요들이는~~언니에게 홈스테이할 다른 사람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현실을 직시하기까지 딱 하루라는 시간이 걸렸다. 수퍼 파워가 없다는게 아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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