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미국 생활 열일곱해~

yodel 2009. 5. 15. 22:40

 

 

(Korean American Style- Han family 2007) 

1년- 사실 그땐 문화쇼크(Culture Shock)때문에 내가 내가 아니었어.  늘 밝기만 했던 내 성격도 너무 낯설은 언어에 말문이 막히고, 귀도 닫히고....자존심때문에 목을 치켜 세웠긴 했지만 가슴은 새가슴이었던 그런 때였지.  아무것도 아닌 친구들의 말을 듣고 기분이 정말 나빴었던 경우가 있었다.

 미국에 도착한지 별로 안된 나에게 잘 해주었던 친구가 이런말을 하더군...

"Since you are in America, you should learn real English"

미국에 왔으니 진짜 영어를 배워야해.

"When you say 10 dollar, you say 10 buck".  

10불을 말할땐, 10벅이라고 하는거야.  그땐 왜 그랬던지...벅이라는 말이 참 나쁘게 들리더라구.. 그다음부턴 그 말을 가르쳐줬던 친구랑 이야기 하고 싶지가 않았지.  아마...내 잘난 자존심도 좀 있었지만, 꼭 벅이..뻑처럼 들려서 오해를 했었지 싶다. ㅋ

 

2년- 결혼을 했지. 나도 사실 그렇게나 빨리 결혼을 할줄 몰랐어. 한국에 있을때 사귀었던 사람과 헤어지곤 미국에 올때 공부만 하겠다고 결심을 했었거든.....꽃다운 나이엔 결혼이란게 그저 함께하기만 하면 된다 생각하는것 같어. ㅋㅋㅋ 그땐 둘다 학생에 돈이 없었을때였지. 결혼하자마자 아기가 생기는 바람에...먹고 싶은게 참 많았던 해였다. 우리 통장에 20불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지. 하루는 둘이 20불의 반절을 캔터키 프라이드 치킨 부페로 다 써버렸지.  먹고난 풍족함에 돈없이 지낼 고생은 뒷전이었던 해였다. 얼마나 맛있었던지....

 

3년-10년-아이들을 2년 터울로 낳으면서 내 삶은 너무 바빠졌다.

첫째를 낳고서 학교를 그만두었지. 솔직히 말하자면 유학생활에 지쳤던 나였거든...유학생은 12크레딧을 들어야만하고, 나야 가난한 유학생이어서 돈이 궁핍한 그런때였으니 풀타임으로 공부하고,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게 쉬운일이 아니었으니......

녀석들 셋을 올망졸망 유모차에 태우고 시간을 보냈던 시간, 밤잠 설쳐가며 모유를 먹였던 시간..내 자식이 젤로 이쁘다고 착각하며 지냈던 시간..아이들과 더불어 미국 생활이 내 생활이 되었던 해가 아니였나 싶다.

 

11-17년-그렇게 생각해보니 추억들이 참 많이 생겼다. 이젠 녀석들 다 십대에 들어섰고 막내가 초등학교 일학년이 되었다.

아줌마 미국 생활 17년...이젠 제법 혼자 서기를 잘 한다. 운전도 잘하고, 내것 챙기는일도 종종하고, 내 새끼들이 세상에서 젤로 잘났다는 생각은 없어졌고....ㅎㅎㅎ 이젠 나이먹은 아줌마라고 소리들어도 기분 안 나쁘다.

미국 생활 초에 있었던 "오해"...피해의식....같은건 이제 많이 사라졌다.

아이들이 커서 육체적인 피로함은 덜었지만, 청소년 시기를 거치고 있는 녀석들에게 안정감을 갖게 하려 노력하는 아줌마...자신을 가꾸려고 애를 쓰는 아줌마..(튀어나온 옆구리 넣기 작전 이제 막 시작..) 공부하는 아줌마로 17년째를 보낸다......아~~~랬던지...벅이라는 말이 참 나쁘게 들리더라구.. 그다음부턴 그 말을 가르쳐줬던 친구랑 이야기 하왜 그랬던지...벅이라는 말이 참 나쁘게 들리더라구.. 그다음부턴 그 말을 가르쳐줬던 친구랑 이야기 하고 싶지가 않았지.  아마...내 잘난 자존심도 좀 있었지만, 꼭 벅이..뻑처럼 들려서 오해를 했었지 싶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