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운전 그리고 사고!

yodel 2009. 7. 20. 01:55

정읍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차를 운전한다는 생각은 머리속에 있지 않았다. 결혼하고도 운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그다지 크지 않았었는데, 내가 운전을 구지 하겠다고 한 이유가 있다면....

미국에선 큰 도시가 아니면 공공 버스나 지하철이 잘 되어있지 않아서 생활이 불편하니까가 첫번째 이유였고, 그때 막 첫째를 낳기전..임신해서 남편오기만을 기다리던 내 처지가 억수로 불쌍해서가 두번째 이유였다. (먹을거 못 먹는 임산부는 죽어서도 먹는거를 찾는 귀신된다. )

어쨋거나 운전을 하고 다니면서 한번도 차사고를 낸 적이 없는 나는 교통법규도 잘 지키는 선량한 시민으로서 벌써 상을 받았어도 받아야 했을터인데...나라에서 아직까지 그렇다는 공로를 표현하지 않았지만서도~~

*

남편의 차는 기어를 바꾸어야 하는 차였다. 내가 맨 처음으로 운전을 배웠을땐...

그가 옆에 있으면 자꾸 잔소리를 해대는 바람에..물론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잊은것은 아니었지만 얼마나 내 옆에서 잔소리를 해대는지 진짜 창문열고 쫒아내고 싶은 심정이 한두번이 아니었지.

"깜박이를 켜고...옆을 본다음에 가야지.." "아니....속도를 좀 줄이고 가라..." 등등....나도 알거든요? 서방님?

한참 가다 또 서방님의 잔소리때문에 난 고양이 처럼 실눈을 치켜세우고 "알았다니까....."로 끝난 운전사의 첫해가 1994년이었다.

 

동네 한국 아줌씨들에게 운전을 잘 한다고 소문이 났던 때엔 고작 운전을 한지 2년째가 되던해.

다들 automatic을 하니 stick shift 하는 내가 대견스러워 자꾸 칭찬을 해줘서 난 차에대해 완전 잘 아는 도사인줄만 알고 혼자 착각을 한날들이 많았지.

그러다 어느날 운전을 막 시작한 아줌마친구가 그러더구만...나랑 함께 어디를 가고 싶은데 자기차를 몰아달라고....그래서 난 기꺼이 운전 선배로서 운전을 하겠다고 그랬다.

기어가 없으니 손은 좀 허전해도 잘 할 수있다 생각했다 이거지.

발 하나는 브레이크에 넣고 오른쪽 발은 엑셀레이터에 넣고 말이지. 가기는 잘 가는데 어찌 정지가 잘 안되는것이야. 20분가는 거리를 머리에 땀을 줄줄 흘리면서 갔는데..........

옆에 앉어있던 아줌마 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도만.."운전 잘 한다고 소문났는데 무슨 일?"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몰랐다니깐.....나중에 알아보니 오토는 브레이크 밟을때 오른쪽 발로 밟으면 되는걸 난 왼쪽 발로 밟고 있었으니(기어할땐 번갈아 가며 밟으니..) 그랬었더구만~

*

어제 난 와싱턴 디시에 고향언니 기차역까지 데려다 주고 내려오는 길이었다.

일단 시내에 나오면 복잡하기도 하지만 수도이기때문에 여행자들도 많고 정신도 없고 그런 느낌이 드는 그곳이었다. 남편이 내 차(미니밴)를 가져갔기에 남편의 중형차를 몰고 가고 있는중이었는데~

갑자기 옆에서 "파박"..눈 깜짝하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어서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하고 있는데 차사고가 난것이었다. 큰 차가 내 옆을 치어서......별 생각이 다 나더라. 차라리 다른곳으로 나갔으면 이런일 없었을것을..

차를 길가로 옮겨 세우고(바쁜 삼거리였으니) 손도 떨리고 정신도 가다듬기 힘들어 기다리고 있다가...내가 사고가 난것을 머리로 이해하게 된 때는 큰 차도 내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큰차의 주인은 벌써 911에 연락을 할 수있는 사람이었고, 엠블런스가 도착하자 마자 몸이 안 좋다며 구급차에 들어갔는데...이 아줌마는 도대체 그 일이 어쩌다가 생겼는지 영문을 몰라 버벅거리며 서있었는데.....

어쨋거나 경찰이 도착해서 일 마무리하고 차에 앉아있으니, 그 큰차의 주인은 일이 해결됬다 싶으니 나가서 내 차 찌그러진 옆구리를 자기 전화로 사진을 찍어대더구만...

그 차는 조금 긁힌정도고 내 차는 찌그러지고 빵구가 났는데 말이야.

여하튼 그리그리해서 난 떨리는 운전대를 잡고서 집으로 겨우 운전해서 돌아왔다.

 

생전 두번째로 경험하는 접촉 사고.........크게 안 다친것에 감사하지만.....목이랑 손이 뻗뻗해서......

 

PS:여러분....사고를 당하고 나니 마음도 몸도 참 피곤하네요. 좀 나아지면 방문을 할께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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