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결혼식때문에 가게된 시카고
내가 사는곳보다 기온이 많이 낮았다.
내가 살고 있던곳은 여름이었는데 이곳에 오니 늦가을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시의 여자들은 모두들 스카프를 두르고, 검은색과 회색톤의 옷을 입고
건물사이를 분주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운동을 하다보면 이곳이 어떤곳인지 알게된다.
사실 첫 느낌에 시카고는 다른 도시와 비슷한 곳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먹구름이 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엔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난 이런 느낌의 도시를 많이 좋아한다고 뛰면서 생각했다.
남편과 뛰던 이길은 나이가 먹어서도 함께 하고픈 그런길인걸...
미시간 에버뉴의 어느 공원에서
핑크빛의 와이셔츠를 입은 그에게 포즈를 잡으라했다.
나에겐 늘 따뜻한 그를 보니 낯설은 이 공간이 환해지는듯..
남편의 여동생과 누나..나에겐 친자매들과 같은 시누이들
이런 돛단배들은 나를 태우고 다른 세상에 데려다놓는 느낌이 든다.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나에게 그가 부른다.
시카고에 오면 꼭 들려야 한다는
지노 피자집..
벽에 낙서들이 유난히 이색적이다.
자세히 보다보니 한국어가 눈에 띈다.
대한민국 그리고 다이앤...
반갑다.
지인의 결혼식 준비..드레스를 찾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아줌마가 입는 옷은 너무 화려해도 싫고 너무 단아해도 싫고..
이박 삼일에 거쳐 찾다가 아주 단순한 검은 원피스로 결정했다.
결혼식에 와서 세 남매들은 나의 눈을 행복하게 한다.
밤 늦게까지 넷이서 수다를 떨고
배터지게 먹고, 춤추고 놀았던 이박 삼일이
참 좋았다. 아이들 없이 지낸다는게 이렇게 좋을수가...ㅎㅎ
찰리스 엔젤처럼 포즈를 취하려다...그냥 웃고 말았던 순간들..ㅎ
결혼식 리셉션에서...음식이 정갈하니 맛좋더라.
머리맡대고 그와 찍힌 사진이 제일 잘 나온거같다.
아마도 내가 제일 편하게 느끼는때가 아닌지 싶기도 하고..
그와 나는 19년을 함께 살면서 해마다 더 가까와지는 느낌이 든다.
*
시카고..아마도 사랑하는 사람과 있어서 더 멋지다 느꼈을수도 있다.
거리의 풍경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리고 음식도..택시도...
그리고 아름다웠던 신부와 신랑도..연회식장도..그들을 키워준 부모님들도..
아참, 싸이의 강남 쓰타일 노래가 나올때 췄던 말춤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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