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산지 십삼년..십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더니..나도 많이 미국화가 되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 말들으면 아직까지는 혀는 꼬불어지지 않았단다. 맨 처음에 유학왔을땐 좀처럼 그 버터맛이 혀끝에 달라붙어 느끼하기만 하더니 지금은 빵에 발라먹는 버터의 양만 봐도 남들이 날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심각하다. 어쩌면 나는 그 한창 나이에 고집불통인 한국인의 사상으로 이곳에서 견딜 수있을거라 생각하고는 그 느끼한 버터의 맛을 싫어했을게 분명하다.
그러다가 어느새 아이들이 생기고, 그 버터맛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뭉그러져 나는 느끼하게 사는게 좋아졌다. 심삽년..청소년을 맞이하는 나이..열세살..심삽년이 되니 갑자기 여드름이 나는 아이처럼 나는 사랑도 더 해보고싶고, 도전도 해보고싶고, 그 넓은 대서양을 헤엄쳐 가고프다.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 툭툭 건들어 보고도싶고, 살랑 살랑 부는 바람따라 치마바람도 나 보고싶고..파란 잔듸에 누워 뭉글 뭉글 펼쳐진 구름을 그려보고도 싶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목청이 떨어지게 노래부르고 싶고, 상다리가 뿌러질정도로 상을 차려놓고 한입..두입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고프다. 집안 모든곳에 색깔을 뿌려놓고 싶고, 뒷마당에 울룩불룩 꽃들로 가득했으면 한다. 사람이 북쩍거리는 시장에 내사람과 이 물건, 저 물건 만져보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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