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family stories)

내 넘버원..

yodel 2005. 9. 17. 00:40

딸래미는 TV를 보고, 열심히 부엌 청소하는 한가로운 금요일.  느긋하게 청소하고, 빨래하고, 산책해야지 생각했던 날.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는게..우리집엔 Caller ID가 있어서.."에게! 학교에서 전화가?"  무슨일이 있을까 궁금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우리집 삼총사 넘버 원이 학교 클리닉에 누워있다는 예기다.  다른날보다 힘이 없어 보였어도, Eggo(와플)위에 버터를 잔뜩 바르고, 그 위에 시럽을 팍 올려놓아 아침을 먹었던 우리 넘버원이? 

 어쨋든 클리닉에서 누워있으라하고 간호사한테는 지켜봐서 안 되겠다 싶으면 전화를 다시 주라했다.  30분후.."아무래도 많이 아픈것 같으니 데려가라"는 간호사의 말이다.

 오전이라 그리 바쁘지않은 길이다.  가로수의 나뭇잎도 조금씩 오렌지 색을 띄우기 시작한게다.  내 넘버원은 사랑도 많고, 눈물도 많고..둥글둥글한 성격에 욕심도 그리 많지 않은 아이다.  퉁퉁 쳐대는 드럼을 좋아하고, Green Day 노래를 들으면서 살자기 눈을 감는 감성적인 아이다.  94년 뜨거운 여름날에 태어난 넘버원. 그때가 스쳐지나간다.  태어나 어찌나 이쁘게만 보이던지..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을 정도로 몸매가 특출했던 우리 넘버원..중국 아줌마들은 넘버원의 손금을 보며 좋은 손금이라 말하고, 미국 사람들은 넘버원의 살로 접혀진 세개의 산등성이가 된 팔둑을 보며" 쑤모 레슬러"가 될거라고 예기했었다. 

학교에 도착..의자에 앉아있는 힘없는 넘버원을 사무실에다 check out하고, 내 옆에 앉아 있는 넘버원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어렸을적에 있었던 그 Baby Fat은 다 없어지고, 청소년이 되어버린 넘버원은 이야기를 한다. " 엄마, 클리닉에 나 보다 아파서 먼저 와 있었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그 여자아이는 매번 화장실에가서 토를 했다니까..그런데 그 아이의 엄마가 직장에서 일을 해서 점심 지날때까지 기다려야한데..."  "엄마가 일 안해서 좋냐?" "응"

이럴땐 집안에 있는 내가 자랑스러워진다.  아이가 아퍼서 집에 와야할때 걱정안하고 갈 수있으니 말이다..넘버원의 방에 가득히 쌓여있는 먼지를 털어야겠다.  빨리 건강해지라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