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학교생활에서 아마 그때 만큼이나 열심히 했던 적이 없었던 싶다.
늘 학교에 가면 밝은 모습의 나.
친구들이 보면 "귀족티" 가 나서..
"너네 집 크지?" "너 아빠 무슨일 해?" 그런 말들을 듣기에 애가 타는 나였어.
언니가 서울에서 직장다니다, 내려온 어떤 주말..
옷 선물을 가득 안고서 집에 왔어.
"와..밤색 드레스..왠 공주님?.."
거울로 비친 내 모습이 부자연스러운 나를 다시 또, 한번 쳐다본다.
"왠..가짜 공주님..."
어떤 아이의 생일 초대로 근처 롤러 스케이트장에 다들 함께 갔었어.
70년대의 디스코 음악이 흐르고..
그 공주님의 드레스를 입고서..롤러 스케이트를 타다가...
옆 철사였는지.. 뭐였는지 모를 레일에 드레스가 끼어서 고만...쫘..아..악..
"어머나..이 일을 어째?.." 너 괜찮아?"..말하는 그 친구에게..
"어..괜찮아..나는 괜찮아.." 하며 찢어진 드레스를 탈탈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어.
솔직히 나는 마음이 후련했다. 솔직히..드레스랑 나랑..격에 맞지 않은 것 같았거든..
가짜 공주처럼 보이는 내 모습이 싫었기에...
나는 정말 괜찮았어.
언니가 나에게 준 선물중엔..
지금도 쓰고 있는 게 있어.
언니랑 작은 오빠랑 내장산에 점심을 싸들고..놀러갔던적이 있었지.
맑게 흐르는 시원한 냇가에 발을 담그면서..
"나..요새 요들송을 배워.." "한번 들어볼래?" 언니가 김홍철 요들클럽을 회사에서 들었단다.
신기한 그 요들 소리..
요로레이디오..요로레이디에이..레이..레이..에이 ..에이..
언니의 입술에서 요술처럼 흘러나오는 요들 소리..
아마..언니가 불렀기에 내 마음에 가득해왔을까?
언니한테 한번 전해듣고..
인기많던 5학년..장기자랑..
난 다른 아이들이 하던 시시한것 말고..색다른 뭔가를 하고 싶었어.
그래서 하루는 집에서 언니가 가르쳐준 그 요들송을 불러보기로 결정을 했지.
드디어! 장기자랑에 내가 뽑혔어.
내 요들송..교내에서 인기 최고로 뽑혔지.
근데..전에 언니가 사준 드레스 말야..그거 진짜 드레스였는데..내가 입어서..가짜 같아서 늘 마음이 그랬잖아.
노래까지...가짜 요들송이 되었다니...쯥쯥..
중학교, 고등학교...난 요들송을 늘 불러댔어.
요들송을 부르면서 젤 먼저 사람들의 모습을 보거든..
그때 그들의 모습..날 황홀하게 만들어..히히
웃음으로 시작했다가..결국은 웃음으로 끝나는 그런 느낌을 주거든..
남들이 눈치 못채는, 사이비 요들송을 나는 아직까지 부른다니까..
(제 닉이 그래서 요들입니다. 여러분들께도..하니요..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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