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family stories)

아들 딸 둘만 낳아?

yodel 2005. 10. 19. 10:53

 

 

"가시나..말도 지질이도 않듣네..빨리 병원 가서 지우라니..요새 세상에 자식들을 그리 많이 낳는 사람들이 어디있다고..지질이도 몬난것 같으니.."

속상해하는 우리 엄마의 평상시 하시는 말씀이 내 귀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애린다.

 

아들 두 놈 낳고, 두살 터울이었지만 좀 편안하게 키운것 같아 세째를 결심했다.

녀석들 둘둘이 노니, 보기도 좋고, 외롭지도 않을것 같아..맘같아선 딸이 들어서기를 조용히 바랬드랬다.

 

늘 우리 엄마한테는 죄지은양..그 분의 뜻을 어기는 나다.

그러면서도 배속에 편안하게 들어앉은 아가를 향해 나는 축가를 부르고..

때가 되어 병원에 가서 성별을 알게되는 울트라 사운드를 했다.

 

간호사는 차가운 젤을 내 배위에 뿌리고는 그 마우스 같이 생긴 것으로 왔다리 갔다리 한다.  그러면서.." 여기 있는것은 머리고,.."  그러더니" 다리 사이 보이시죠?  남자 아이네요." 그러는 게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간호사의 말이 믿기지 않아..아니 믿고 싶지 않아..의사의 확인을 요청했다.

의사는" 남자 아이입니다." 그러더라.  눈물이 얼마나 나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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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내 팔자는 아들만 낳을거라고..

내 생긴것도 튼튼하게 생겼고, 하는짓도 아들이 많을것 같고, 아들 복이 넘쳐서 그럴거라고..

세월이 지나 딸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그런때..

 

어느 그런 야사시 한 하루밤..

그 하루밤밖에 없었는데..

 

기다려도 달에 방문하는 님이 오지않는다.

한달이 지나..두달이 지나..

 

가계로 가 테스터를 사서 화장실로 갔다.

몇 분이 지났나?  지금은 아이를 가질 때가 아닌데..

아그들 세명 키우느라 힘도 들고, 건강도 안좋고..때가 아닌데..하고 푸념을 널어놓았는데도..

 

엉?!  색깔이 다 변해있는게다.

하늘이 무너져 버릴것 같은 무서움이 순간..울 엄마한테 또 욕을 엄청 얻어 먹겠고만...

직통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정말 계심..딸을 주셔야지..또, 아들을 주심..정말 실망할 꺼라고.."

 

배속의 딸래미는 작게 크고있었다.

26주부터 세상에 나오려고 안갖 힘을 쓰더니만..

35주가 막 되기도 전에..의사 선생님은 분만 준비를 해야한다며..

아침 일찍 아이들을 친구집에 맡기고, 딸래미를 맞이 할 준비가 아직 덜 되었었는데도..

 

분만실에서 나는 온갖 약기운으로 인해 해롱해롱..

의사는" 크기가 작아서 쉽게 나올것 같은 아이가 나오지 않자"  울트라 사운드기계로 체크를 했다.  " 그래도 여자라고 나오기 전에 머리를 손질하고 나오려고 시간을 끈단다".  처음엔 그냥 의사가 하는 말이려니 했었는데..딸래미가 올려 젖힌 손때문에 분만이 더 걸린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어쨋뜬 나오기 전에 이쁘게 손을 사알짝 머리로 올린 그 딸래미가 덤으로 생겼다.

지금 생각하니 우리 넘버삼..내가 그리 딸래미를 바래서..성격이 여성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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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있는 욕 없는 욕을 해대던 울 엄마... 딸 낳았다니 잘 했다더라.

아들 없는 사람들은 아들 가지면 축하받고, 나는 꺼꾸로 되서 딸 가져 칭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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