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나는 청개구리

yodel 2005. 9. 22. 22:13

우리 아이들 하루 시작하는 시간이 다 다르다.  넘버투 6시 40분, 넘버삼 7시, 넘버원7시 30분..넘버투와 넘버삼은 버스가 7시30분에 우리집앞에 오기때문에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내가 싸준 도시락을 헐레벌떡 받아 하루를 시작한다.  넘버원은 더 느긋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이곳의 6학년은 중학생이어서 학교 수업도 8시 40분에 시작하고,  버스도 8시에 오기때문에..오늘도 늦장을 부렸다.

여느때처럼 두녀석들 버스로 보내고, 넘버원 아침을 먹고있다가"  엄마, 실로폰 채를 본적이 있어요?"  하지 않는가?  "뭐?  네것 니가 챙겨야지..어디다 놓고?.."  우리 털털한 넘버원, 음악 시간에 필요한 실로폰 채를 어디다 둔지를 모르고 지 쪼그만 동생들 탓하기 시작했다.

화가 버럭!  목소리가 탕!  버럭 소리가 높아지는 내 얼굴을 보던 넘버원..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사내녀석이 눈물만 많아시리..

아무래도 큰 아이로 태어나서, 부모로서 실수도, 헛점도 우리 큰 놈한테 많이 보여준것이 틀림이없다.  서러운게 실로폰채를 잃어버려선지..아님 엄마가 소리를 질러서인지..모두 범벅이 되어서 이젠 더 서럽게 우는 넘버원옆에..입이 뽀록 나온 내 모습을 본 남편" 가서 크게 안어주라" 한다.

흐르고있는 눈물을 내 손으로 닦아주며, 살자기 안아줬다.  그 모습을 보고는 " 야..꽉 안아주래니깐" 

나는 청개구리다.  다른 사람이 이거 하라면 왜 그게 그리 하기 싫은지.  "됬어!"  하며 뒷걸음치는 내 모습.  음악선생님께 짧게 쪽지를 써주니 그것을 집고 안심해 하는 넘버원을 버스앞에 까지 데려다 주고, 무한히 노력해야하는 내 수련도, 넘버원의 헛점이 장점이라는것을 보는 눈도, 남편의 충고를 들어주는 귀도 생길때까지 내 자신을 닦아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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