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가난이 가져온 친구들

yodel 2005. 10. 13. 09:57

 

 

좋은 친구를 만나는건 정말 행운이라 느끼게끔..소중한 추억과 함께 내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있는 나의 친구들.. 

 

우리 부부가 학생시절로 가난하게 살때 만난 친구가 있다.

20불로 한달 식량을 채우고, 남들 아파트에 헌가구를 들여다 놓으면 그 가구를 보며 침을 흘렸던 그런때..나이도 한창 어리고, 인간관계도 배워야 했을 그런때에..그 친구가 서 있었다.

 

맘 좋은  친구..처음 만났을때부터 뭔가 통할 수있을것 같았던게 딱 맞았드랬었지.

낯설은 미국땅에 비슷하게 유학와 남편들을 찾았던 경우가 비슷해서 마음이 안좋을땐 기대고 싶은 그런 친구였고, 나이도 비슷해서 생각하는것도 차이가 덜나 편했던 친구였다.

손 재주가 많아도 늘 뒷좌석으로 빠졌던 그 친구,아이를 갖고 싶어도 맘대로 되지 않았던 그친구, 마음이 넓은걸 하나님도 아셨는게지..아들하나, 딸하나. 힘들게 받아서 기르면서..다른 어려운 아이를 입양하려 하는 그 친구랑 오랜동안 이야기했다.

 

가만있자..생각해보니 가난할때 만난 친구가 또 하나있다.

남편 대학원에 가있을때 사귄 나보다 9살이나 어린 친구가..

 

매주 금요일은 Sara랑 지냈다.

남편들이 늦게 오는 금요일은 Sara의 어린 딸과 함께 저녁도 같이 먹고, 아이들 만화영화도 함께 보고..늘 기다리는 금요일이었지.  국적이 달라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났어도, Sara랑은 꼭 자매같은 느낌이 있었다.  요가를 즐겨하고, 김치를 유난히 잘먹고, 김치찌게를 끓여 부르면 바로 달려오는 그런 Sara였다.  먹는게 비슷해서 그랬을까?

 

그런 좋은 친구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배가 부르다.

사귈때 힘들게 사귀어도 세월이 지나 감싸줄 친구들이 있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마음이 가난한 그때가 그립다.  가난해 굼주려 다른이들을 통해 배를 채우고, 사랑으로 덮어주는 그런 가난이...좋은 친구를 만나게 한 그런 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