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this and that)

캠핑을 좋아하시나요?

yodel 2005. 11. 13. 07:21

 

캠핑 하시는걸 좋아하시나요?

한 여름에 정말 뜨거워 집에 계실 수없으실때..

숲으로 가족을 이끌고 가보신적이 있나요?

 

그곳에서 가져온 이것 저것을 꺼내어 식구들과 함께..

숲의 향을 맡으며..자연과 더불어 하나가 되는 그런 경험을 좋아하시나요?

 

물론 여기까지 오시면, 늘 일상에서 하시던 컴퓨터도, 텔레비젼도,..가져오실 수없으시니

단 며칠이라도 식구와 오손 도손(?)..지내야 하는 날들을 기대하셔야겠죠.

 

저요?

네엡..캠핑을 무지 좋아합니다.

 

입을 옷가지를 싸고, 캠핑도구랑..빼놓을 수없는 음식..밥도 가져가고, 불고기도 재워서 가져가고..김치..음료수..과자..과일..어!  칼도 가져와야 되고..꼭 가져가야 되는것..음..휴지를 안 가지고 가면 안되겠죠?

 

캠핑이야기 하다 보니..

생각이 나는 에피소드가 있네요. 

 

그때가 아마 세째를 임신하고 6개월이 되었었네요.

집에 손님이 와서..근처를 구경하고 싶다해서..하루안에 결정한 캠핑이었죠.

 

임신 6개월..말이 6개월이죠.

화장실 얼마나 자주 갑니까?

잠깐 앉았다 싶으면 또 가고 싶은 그런때..(그런 경험 안해보신 분..그렇구나 하심 됩니다.)

 

텐트안에 온갖 자세를 다하고..편할라고 아둥바웅! 아무리해도 편한 자리는 없더라구요.

대신..옆으로 누워서.. 슬리핑백의 지퍼도 닫혀지지 않아 반 쯤 열어놓고..

밤이 빨리 지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면서..

 

깜깜한 밤입니다.

누워서 조금만 더 참아야지..참아야지...하다가 결국은..가야지로 바뀝니다.

더듬더듬..랜턴을 찾아..뒤뚱거리며 그 무서운 야밤의 자연 화장실을 찾습니다.

 

진짜 화장실까지 가려면 시간도 걸리고 너무 멀어서..애라 모르겠다. 풀이 많이 나지 않은 곳을 발로 훑어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는것 같아...빨랑 앉아 볼일보고.. 텐트로 돌아옵니다.

 

똑 같은 그 짓을 밤내내..합니다.

 

캠핑요?  제 충고가 하나 있다면..

임신했을땐..아무리 좋아해도 가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또, 사정으로 꼭 가셔야 된다면..요강을 가져가심 도움도 될것 같구요.  근데..저같이 미국이나 외국에 계신 분들은 요강을 구하실 수없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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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 아름다운 그런 날이었습니다.

하늘은 구름 한점도 없이 파랗고..숲속엔 늘씬 날씬한 나무들도 가득한..

우리 가족이 안식하기에 편안한 그 텐트안으로..이럴땐 세상에 있는 많은 물질이 허영으로 느끼는 그런 마음이 생깁니다.

 

쪼그만 아들들과 밤에는 고구마대신..마쉬멜로를 구워먹으며..

모닥불과 함께 춤도 추면서..

밤이 익어갔습니다.

 

다음날..

남편은 보트를 빌려..그 넓디 넓은 강을 건너보자고 하더군요.

아름다운 날!  보트!  그리고 강!

말로 표현 할 수없는 느긋함!

"햐!  진짜로 이번엔 Perfect한 날을 보내겠구나" 하며 생각했습니다.

 

그 빨려 들것만 같은 물결들을 보내며..쌔앵쌔앵 ..우리는 물위를 달렸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그 보트에 몸을 싣고서..

강가에 펼쳐진 파노라마식의 나무들도..우리가 가는곳 마다 흔적을 반가와 하듯이 말이죠.

 

그러다.."나..배가 아퍼 죽겠다..어디로 가서 큰 일좀 보고 와야겠는데.." 하는 거예요.

남편은 그런때가 자주 있었지요.  그리곤 저한테 핸들을 주더군요.

그까짓 운전 쯤이야..하고 벌커덕 받는 저..."어엉? 지 맘대로 가네..왼쪽으로 핸들을 돌리는데..그냥 미끌어져 지 맘대로 가네..." 보트는 지 멋대로 가고..

 

남편은..헤엄을 쳐서 목적지?까지 가려하다..결국은 그 강가에서...폭 나오는 걸..버리다 시피 하고...돌아옵니다.  근데 열심히 헤엄쳐오는 남편의 얼굴이 보통때의 그이가 아닙니다.

생각보다 물도 깊고, 차가운 바람에 몸이 싸늘하게 식었던 모양입니다.

100미터쯤 떨어져있는 남편에게 가려는 제 힘든 운전도..도와주질 않더군요.

 

아들들에게 불안한 제 모습을 안 보이려고..무단히 애를 씁니다.

재미있었던 보트타기가 갑자기 무서운 보트타기로 변해갈때 즈음..

남편은 보트까지 열심히 안간힘을 향해 오기는 했지만..

 

헤엄치느라 힘도 잃고, 보트가 가족사이즈라 상당히 높아서 그곳을 못 올라오는 것이..

이제까지는 제 불안한 모습을 감추고 있었는데..그를 끌어올리는 제 모습..

(큰 녀석더러 그냥 미끄러져 버리는 핸들 잡고 있으라고 해놓고..)에 아이들도 눈치를 챌 수밖에 없었지요. 

악몽같은 몇 십분이었다고 해야될까요?!

어떻게 해서..올라온 그와 아이들과 보돔아 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더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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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엔 한국을 가는 관계로 매년 마다 갈 캠핑을 못했네요.

아이들도 더 컸고..저도 그동안의 경험으로 캠핑이 익숙해졌는데..

내년에 생길 모험을 기다리려면..아직도 멀었는데..

그래도 참고 기다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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