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into the memory)

요들이랑 삥알이..

yodel 2005. 12. 14. 06:57

 

내가 삥알이를 처음으로 만났을때..

그래..교회에서 였어.

삥알인 나보다 한살 아래..

동생없는 나에겐...둘도 없는 친구이자..동생이었지.

 

내가 중학교 3학년때..

나는 일반 교회와 다른 이 교회에 들어갔어.

그런 사춘기때..속한 이 교회에서..

인생이란걸 배웠지.

 

삥알이란 별명?

ㅎㅎㅎ

겨울에 우리 삥알인..노오란 잠바를 걸치고 다녔어.  물론 얼굴도 뽀얗고 입술이 빨간 아이에게 딱 어울리는 그런 별명이었지. 아마 내가 지어준것 같은데...확인해봐야 할듯? 그지?

 

삥알이랑 요들이..늘 함께 다녔어.

교회 연극도..중창도..합창도..

학교도 같은 학교로..

 

그러다가..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

삥알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삥알이 어머니..4남매를 두셨었지.

삥알이가 첫째 딸이었고...

 

갑자기 서울로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었어.

엉겹결에 들은 소식이..내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

삥알이가 요들이를 떠난다고?

 

삥알인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그만 두어야만 했어.

그리곤 무슨 공장에 다닌다고 그러더라..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말이었지만..

나 그때..삥알이 엄마..참 이해할 수없었어..

어떻게 큰 딸이라고..학교를 못다니게 하면서까지..돈을 벌어오라 하실까 하고 말이야..

~~~~~~~~~~~~~~~~~~~~~~~~~~~~~~~~~~~~~~~~~~~~~~~~~~~~~~~~~~

 

1988년 3월..

그 위에 있는 편지를 받았을때...

 

아직도 줄줄 흐르는 촌띠를 몸에 딱 붙인채..

간신히 구한 작은 오퍼상(무역)에 경리겸..비서겸..무역서류 처리까징..

온갖 일을 다 하면서 새내기 사회 생활하기였지.

 

아마..그날은 여느때보다 힘이 들었었던 날이었을거야..

전날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건을 보내느라..물건 입력에..서류 처리에..

내가 상과를 나온것도 아니라...그 작은 칸들 사이에 타자를 쳐서..글자를 입력해야 하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칸막이에 넣는 모습..아마 사람들이 봤으면..누구든 웃고 말았을껄?

 

일을 마치곤 긴 한숨을 내품었어..

하!  하고...

"간덩이가 지지리도 큰 년..통은 오죽이나 작어?!  말이나 들어먹어야..살껏 아녀?"..엄마의 욕하는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그런 날..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혼자 살아보겠다고 뛰쳐나온 서울 생활..

생각보다 다행히 일자리를 혼자 구할 수있었지만..

엄마의 욕소리가 들릴정도면..나도 간덩이가 그리 안 컸던것 같은...마음을 가진 그날이었어.

 

요들이가 보고 싶은 딱 한사람이 있었어!

그게 누구였냐고? 우리 삥알이...

 

삥알이에게 전화를 했어.

삥알인 그날도 야간근무를 한다더라.

일을 마치자 마자..암사동에서 버스를 타고...도착한 장안동?...

 

작은 건물안에서...

쌓이고 쌓인 헝겊들을 미싱에 넣는 제법 손놀림이 빠른 우리 삥알이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어.

그곳에 쭈그리고..삥알이가 하던 일을 마칠때까지..나는 바라보고 있었지.

 

"너...많이 힘들지?"

"아니..우리가 힘든것이 어디있어..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그지?"

 

재단을 가져다가 미싱에 열심히 박으면서 한 없이 미소를 보내주는 나의 삥알이..

내 자신이 가진 어려움이 크게만 보였던 그런때...삥알이의 한 마디의 말에..

얼어붙은 손 마디 마디가 풀린것 마냥..찌릿한 뭔가를 느낀 그런 날이었어.

 

*삥알이와 요들인..

지금도 사랑하며 살고있어요..

엄마로서, 친구로서,아내로서,딸로서...

주위에 수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려울땐 더우기 힘들지 않지요!

그런 사랑이 있기에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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