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계를 타고 노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야...."
쓰으윽
우당탕탕
"내 차례! 아~"
없으면 없는대로 집안의 모든것을 동원해 노는 우리 아이들.
이 날은 슬리핑백을 타고서 층계를 정복한다.
우리집의 층계는 아이들의 미끄럼틀로 변해가고..
아이들은 미끄러져 가면서 희열을 느낀다.
나는 침대위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싶지않아 이불을 둘러쓰고 있다.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린다.
쓰르르륵...콰당....퍼벅....
쪼르륵 내 방문을 열고..넘버삼이 고자질을 한다.
"엄마..형이 벽을 빵구냈어요."
나는 얼굴을 살짝 내밀고는...
지난번 남편과 약속한대로...숫자를 세기로 했다.
하나, 둘, 셋.....무슨일이든지 화가 나면...숫자를 세기로 말이다.
그 날이 지나고 벽을 봐보니 손바닥만한 구멍이 하나다.
놀다가 그런건데 뭘..
그냥 고치면 되는거지...
숫자 세는거...참 좋은 발상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더 생각하게 만드니까...
**
중2때인가!
무용시간에 어떻게 떠 맡은 내 임무.
선생님께서는 그룹을 나눠주신후..그룹에 리더를 하나씩 떠 맡기셨다.
그게 내가 맡은 임무였지.
창작무용을 만들어 오라 하셨지.
일단 음악을 더빙해서 클래식과 가요를 섞어서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작정을 한 후에~
여섯명정도 우리집에서 연습을 하기로 했어.
길죽한 방에 나까지 7명이 누웠다, 앉었다...뛰었다...엎어졌다...음악을 느끼며 춤이란걸 해본다고 ....
한참을 연습하고 집에 있는 음식 빼다가 먹고...아이들이 떠났는데...
방 바닥..저기 어느곳이 푹 가라앉은거야.
오메나...방바닥이 가라앉었다니까....방바닥이...
엄마 오시면 이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내 손으로도 감출 수없는 그런 방바닥을...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아마 많이 혼이 났겠지.
대신 방을 다시 한것은 기억이 난다.
알게모르게 우리 아이들도 나 같은 경험을 하면서 지내는것 같다.
그러면서 실수도 하고, 성공도 이루며, 기쁨도 맛보고..자책도 하며 자라나겠지.
아이들에게 선택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엄마로서 살고 싶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며..아이들의 언어로 이야기 하는....
그까짓 벽이 대수던가...그까짓 방바닥이 대수던가...
아이들이 느끼는 편안함이 있어야지.
물건이 있기전에 아이들이 있는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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