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엄마 오리와 오리 새끼들~(내 인생)

yodel 2006. 5. 23. 11:41

이른 새벽에 우리 집에 도착한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

쪼르르륵 엄마옆을 맴도는게 꼭 오리 새끼들과 같으다.

나도 아이들 많아 동네 사람들에겐 구경거리가 되지만...

내가 본 이 조그만 아이들이 엄마곁을 떠나지 않는 모습에..참 신기한 광경이다.

 

큰 녀석 만으로 6살 조셉. 제법 야무지게 생겼다.

둘짼 5살 멜로디. 내 딸래미 드레스를 하루 종일 입고 이쁜것만을 찾아 다닌다.

셋째 4살 이튼. 큰 형과 몸 싸움하는거 보면 안 질려 하는 모습이 쌈 잘하게 생겼다.

넷째 거의 3살 이름이 뭐였더라..아하...하이람..요녀석 두꺼운 안경쓰고 조용하다 싶으면 어느 구석에 앉아 어문짓 하는 아이다. 글쎄..소파에 앉어서 어느새 가위를 찾아왔던지 가위로 쿠션을 자르고 있지 뭔가...(있는 모든 가위를 샅샅이 찾어서 숨겨놓았지..ㅋㅋㅋ)

마지막으로 11개월..웨슬리~ 내 살곁을 떠나지 않았던..

 

잊어버렸었다.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지..

갑자기 그녀와 그녀를 따르는 작은 아이들을 보고서 제법 능숙한 재치를 가진 날 보면서..

아이들과 어떻게 살았는지..잊어버렸던 것이다.

**

내 아들들 쪼르륵 만으로 4살, 2살, 그리고 막 태어났을때..

남편은 출장으로 2주동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가 잠깐 몸을 보여주곤..또 2주동안의 출장을 자주 다녔었다. 그 무렵 건강도 안 좋은 나...아이들 키우는게 참 힘이 들었었는데..

 

유모차에 작은 두녀석을 태우고, 한 녀석을 손으로 잡고 걸어간적이 있었지.

동네 할머니 내가 산책하는 모습에 반갑게 달려오시더니...

"아이구..이쁘고 귀여운 녀석들....한때 나도 자식들 이렇게 키웠어...시간이 금새 지나갈거야..암.." 나 속으로.." 할머닌..나 힘이 들어죽겠는데..넘 쉽게도 말씀하셔...시간이 지나가지도 않는고만...참 내.." 속으론 콧방귀를 꾸면서..겉으론 미소를 보였었드랬다.

 

그 어린 녀석들을 데리고 한국에 혼자 나갔던 적이 있었다.

비행기안에서 넘버삼 불편해 소리 박박 지르면서 울어..아이를 밤새내내 서서 흔들어 재우려다

마침낸 통로에 주저 앉아 졸고 있는데..

스튜디어스 아가씨.." 아줌마...이곳에서 앉어계시면 안되요. 자리에 들어가세요!" 하는거다.

"아줌마" 라고 불리운것 까진 이해하겠는데..(아줌마들이 왜 아줌마 소리 듣기가 이리도 싫은지..) 내가 그 상황에 그리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뭐..도와드릴일 있을까요?" 라든지...여튼 푸대접을 받고..비행기에서 내렸었던..

 

내리는 새벽..낮과 밤이 바뀌어..한참 잠을 자야하는 어린 아이들..하나는 업고, 하나는 안고..하나는 끌고...짐은 어떻게 끌고...지나치는 사람들..무심한 사람들과 함께 세관을 통과한 날들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

 

그래서 이틀동안 그녀를 위해 집을 찾어주었다.

편안할 그런 곳이 생기기를..

요녀석들 데리고 살면서 내가 받은 눈초리의 쓴맛을 알기에..더 잘해주고 싶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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