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미국 사는 아줌마의 일상)

야밤에 탁구치기

yodel 2006. 8. 24. 11:14

오랫만에 님들 방문하고 글좀 쓸려고 앉아있었더니만...

남편이 왈.." 나 잠깐 나갔다 올께."

나.." 그래? 어딜? 이 한밤중에...."

남편.." 탁구치러..탁구치는 날이잖아."

나.." 응..그래..잘 갔다와.."

남편.." 같이 갈래?"

나.." 괜찮아? 내가 가도?..."

 

**

 

그리하야 나는 탁구를 몇년만에 치러 남편 친구의 지하실로 출동했다.

처음으로 가는 그 친구의 집에는 벌써부터 몸을 푼 두명의 남자들이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중이다.  환하게 밝혀진 그 친구의 지하실은 지하답지 않게 넉넉하다.

역시 탁구대 하나쯤 집에 있으려면 이정도는 되어야지 하며 마음으로 탐닉하고 있었다.

 

케빈과 크리스는 둘다 몸을 풀었으니 나와 남편에게 자리를 내준다.

통통한 탁구채를 잡으니 내손도 어색한게..몇년 만인지 모르겠다.

반갑기도 하지만, 겁도 나고..매주 만나서 탁구를 친 이 사람들앞에서 기가 죽기도 했지만~

남편의 다정한 코치에 다시금 스매싱도 하고 커트도 하고 이쪽 저쪽으로 날라다녀봤다.

 

그리곤 케빈과 크리스가 지루하지 않게 복식으로 들어갔다.

일단 날렵한 남편이 있으니 눈치, 코치로 나는 달라붙었다.

드라이브해서 들어오는 공이 탁구대에 떨어지는 순간..재빠르게 커트했건만...공은 원하지 않는곳에 떨어진다. 기가 떨어진것이여....나는 한국말이 톡톡 튀어나온다. 운동을 할때는 내 말이 훨 편한지라~ 미안..미안.....아이씨.....홧팅.....홧팅.....

 

남편이 간간히 그럴때는 스메싱을 해야지...커트를 해야지..코치를 해준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은 약하도다~

온 몸에 흐르는 땀이 좋다.

 

한시간은 쳤다보다. 이제 밤 10시가 되었으니~

게임이 끝나서(2대 1로 짐) 자리를 비워주면서 케빈과 크리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나오는데..다시 꼭 와 달라는 그네들의 이야기이다.

흐흐흑...역시 뭘 하든지 여자가 끼어줘야 좋은 법인가벼.

남자들끼리 땀냄새 풍기다가 잠깐 여자가 있어주니..그네들도 좋았었던 모양인게....ㅋㅋㅋ

 

**

가끔은 집안일 멀리하고, 이런 활동을 한다는거 나한테는 스트레스 해소법인걸 느낀다.

요새 새로 시작한 공부에, 집안일에 ,사실 머리속이 무겁기도 했었는데..

오늘밤엔 혈기왕성 기쁨 만땅인 나의 모습을 찾았다.

시원한 팥빙수만 먹으면 딱인디....팥빙수야~ 팥빙수야~